강정호(28)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할 때,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무던한 그의 성격 탓에 메이저리그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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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였다. 오랜 시간 주전으로 뛴 강정호에게 벤치 대기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강정호는 제한된 선발출전 기회를 잘 살렸다. 지난달 중순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의 부상을 틈타 출전 기회를 늘려갔고, 주전 야수들 바로 다음 옵션으로 자리했다. 때마침 3루수 조시 해리슨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보다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에 6번-3루수로 출전했다. 5월 들어 치른 8경기서 강정호가 결장한 경기는 2경기, 교체투입된 경기는 2경기다. 절반이나 선발출전할 정도로 출전 빈도수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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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로 역전당한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카운트 1B1S서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86마일(약 138㎞)짜리 커브를 정확히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달성,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6회 무사 1,2루 찬스에서는 앞선 타석과 같은 코스로 들어온 커브에 헛스윙하면서 삼진을 당했다. 8회 1사 2루서는 상대 다섯번째 투수 미치 해리스의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86마일(약 138㎞)짜리 커터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바깥쪽 꽉찬 공이었지만,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강정호는 이날 올 시즌 메이저리그 첫 삼중살을 합작해내기도 했다. 2회초 무사 2,3루서 야디어 몰리나의 직선타를 잡은 2루수 닐 워커가 강정호에게 송구해 3루 주자를 잡았고, 강정호가 재차 2루로 던져 2루주자를 잡아내면서 삼중살이 완성됐다. 팀은 7대5로 승리했다.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강정호의 시즌 타율은 3할에서 3할1푼8리(44타수 14안타)로 올랐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마찬가지로 백업멤버인 션 로드리게스(29타수 11안타, 3할7푼9리)와 함께 3할을 기록중이다. 피츠버그에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타자는 없다. 자신의 타격 실력을 입증하고 있는 강정호에게 보다 많은 출전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