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K 이명기, 정상급 리드오프 반열 들어섰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5-05 07:35


SK 와이번스 이명기는 최근 6경기 가운데 4경기서 3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회복했다. 정상급 톱타자 반열에 오르려면 꾸준함이 필요하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4일 현재 타격 랭킹 1~10위 가운데 톱타자는 2명이다.

두산 베어스 민병헌이 3할9푼5리로 타격 부문 1위, 한화 이글스 이용규가 3할5푼5리로 4위에 랭크돼 있다. 두 선수 모두 '자타공인' 최강의 리드오프다. 경력이 말해준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민병헌은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2013년 주로 2번 타자로 뛰며 3할1푼9리의 타율을 올렸다. 그러다 지난해 톱타자로 기용돼 162개의 안타와 타율 3할4푼5리를 기록하며 정상급 톱타자로 성장했다.

이용규는 국가대표 톱타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베이징올림픽에 나가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을 자랑했다. KIA 타이거즈 시절 4차례 3할 타율을 때렸고, 한화 이글스로 옮긴 지난해 어깨 수술 후유증으로 고전했지만 타율 2할8푼8리의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 올시즌에는 부상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시즌 시작부터 힘을 내고 있다.

최정상급 톱타자 반열에 또 한 명의 실력파 타자가 명암을 내밀었다. SK 와이번스 좌투좌타 외야수 이명기(28)다. 이명기는 상인천중과 인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입단했다. 올해로 프로 10년차지만, 무명의 세월이 길었다. 지난해 6월 중순 주전 자리를 꿰차며 비로소 이름을 알렸다. 지난 시즌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푼8리, 105안타, 54득점을 올리며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SK 주장 조동화는 이명기에 대해 "작년부터 명기를 '이건창'이라고 부른다. 재능이 너무 뛰어나다. 안타를 만들 수 없는 공도 이상하게 쳐서 안타로 만들어낸다. 서건창처럼 잘치는 타자가 명기인 것 같다"며 극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명기는 시즌 초 부진했다. 주위의 기대와 풀타임 첫 시즌이라는 부담이 타격에 영향을 미쳤다. 좀처럼 배트 중심에 맞히기 힘들었다. 4월 7~9일 kt 위즈와의 3연전서 연속 멀티히트 경기를 펼치며 감을 찾는 듯 했지만, 이후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4월 11~24일까지 8경기에서 28타수 5안타(타율 0.179)에 그쳤다. 당시 이명기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김용희 감독과 김무관 타격코치로부터 꾸준히 조언을 받았다. 결론은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 김 감독은 "공보고 공치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며 "덕아웃에 앉아서 다른 선수들 치는거 공부좀 하라고 했다"며 그의 부진을 진단했다.

이명기가 감을 잡은 것은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서 3안타를 칠 때였다. 한화 선발 송창식과 배영수를 상대로 우전안타 3개를 만들어냈다. 이튿날 경기에서는 한화 왼손 유먼과 박정진을 상대로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제법 배트 중심에 맞히며 감을 이어갔다.


이후 4월 28일 NC 다이노스전 3안타, 5월 1일과 2일 KIA 타이거즈전서 각각 3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1일 경기에서는 내야안타만 3개를 때리며 출루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6경기 중 3안타 경기가 4번이었다. 타율이 3할3푼7리까지 올랐다. 타격 11위. 덩달아 출루율도 3할8푼9리로 점프했다. 비로소 정상급 톱타자다운 위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명기는 지금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공보고 공때리기' 방식이다. 인천 출신으로 프랜차이즈 스타 자질을 고루 갖춘 이명기의 5월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