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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노경은은 약속을 지켰다. 결국 4월 안에 돌아왔다.
당시 노경은은 "4월 안의 복귀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4월28일 잠실 kt전에 복귀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노경은은 많이 의기소침해 했다. 30일 만난 노경은은 당시를 회상하며 "정말 힘들었다. 지난 시즌 부진했기 때문에 절치부심했다. 몸도 제대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고 했다.
2012년 12승(6패7홀드)을 거두며 두산 선발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그는 2013년에도 10승10패를 기록했다. 180⅓이닝을 소화하며 두산 선발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3승15패, 평균 자책점 9.03으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그의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어긋난 것이 가장 큰 원인. 하지만 그 상태에서 계속 1군 마운드에 올려보낸 문제점이 결합되면서 나타난 최악의 성적이었다.
노경은은 새롭게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전지훈련에서 몸을 충실히 만들면서 와신상담했다. 그런 상황에서 턱 관절 부상을 입은 것.
부상 이후 노경은의 턱 관절은 와이어로 고정돼 있었다. 이와 이 사이의 틈으로 음식물을 섭취해야 했다. 미음이나 쌀가루 푼 물 등 액체를 빨대로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일단 몸무게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쉴 수가 없었다. 미국에서 만든 몸이 너무 아까웠다. '웨이트를 하면 몸무게가 빠진다'는 주위의 충고에도 계속 웨이트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가장 힘들었다. 그는 "웨이트를 해도 이 훈련이 몸으로 흡수될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다. 그런 불안감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스트레스는 극심했다. 음식물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다. 짜고, 맵고, 단 음식이 너무 그리웠다. 노경은은 "턱이 와이어로 고정돼 있었다. 하루는 떡볶이 집에 가서 국물을 몽땅 마신 적도 있다. 친구들과 쌀국수 집에 항상 갔다. 국물은 모두 내 차지였다"고 했다.
결국 그는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돌아왔다. "4월 안에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그는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노경은은 "재활기간 동안 그라운드가 너무 그리웠다. 마치 은퇴나 방출당한 느낌이었다"며 "마운드에 대한 절실함이 생겼다. 지금이 너무 좋다. 뛸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주 정도 중간계투로 노경은을 활용할 계획이다. 필승계투조 중 선발 다음, 혹은 중반 승부처에서 투입되는 임무다. 이후 노경은과 마무리 윤명준 함덕주의 컨디션을 본 뒤 포지션 변경을 할 계획이다.
원래 마무리감으로 생각했었다. 노경은의 컨디션이 상승하며 마무리로 기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노경은은 "그라운드 위에서 던질 수 있는 게 중요하다. 포지션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