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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한 린드블럼 닷새전 "지금 내리면 싸울거요"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04-29 08:52


매일 불을 피우는 불펜으로 골머리를 싸매는 롯데 마운드에 '외국인 가장' 둘이 있다. 롯데 조쉬 린드블럼(28)과 브룩스 레일리(27)다. 1선발 린드블럼은 5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1패)에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중이다. 다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 3위다. 레일리 역시 3승에 평균자책점 3.89. 성적도 좋지만 롯데 관계자들은 "헌신적이고 인성이 좋은 선수들"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전 롯데 덕아웃을 찾으면 훈련으로 왔다갔다하는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또렷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통역이 한국어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사도스키 코치가 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전 용병들도 주위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줬지만 이들과는 달랐다.


◇롯데 린드블럼. LA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의 절친이기도 한 린드블럼은 롯데가 심혈을 기울여 뽑은 외국인투수다. 올시즌 롯데 마운드의 핵심이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지난 24일 롯데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광주 KIA전에서 4점을 앞서다 9회말에 5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했다. 이미 앞선 경기에서도 수차례 불펜진이 위기상황을 만들었고, 역전패도 많이 한 터였다. 24일 최강 삼성을 상대하는 경기. 이날 새벽 2시30분에 도착한 롯데 선수들은 멘탈이 붕괴된 상태였다. 모두가 삼성의 우세를 예상한 경기.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역투에 역투를 거듭했다. 팀이 5-3으로 앞선 9회초 2사. 상대 타자는 4번 최형우였다. 이때까지 린드블럼의 투구수는 120개. 염종석 롯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린드블럼의 상태를 살폈다. 린드블럼은 통역을 통해 "지금 나를 내리면 당신(투수코치)과 이 자리에서 싸울거요"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말투가 아니라 강한 의지를 내보인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린드블럼은 최형우를 상대로 탈삼진을 뽑아냈다. 마지막 124구째 볼은 무려 151㎞의 무시무시한 강속구였다. 26일 경기에서는 레일리가 8이닝 동안 124개를 던지며 또 한번 팀을 살렸다.

외국인 선수 하면 문화 차이도 있고, 용병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기적이기 쉽다. 사실 그런 용병들이 꽤 많았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팀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자진해서 팀을 구했다. 외국인타자 아두치도 마찬가지다. 롯데 관계자는 "아두치는 정말 열심히 뛴다. 야구 열정에 있어선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손아섭도 혀를 내두른다. 늘 전력질주에 최선을 다한다. 누상(1루)에 나가면 다음 타자의 단타에도 거의 매번 3루에 안착한다. 스피드보다는 야구센스와 집중력,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지만 실력과 인성, 팀융합력까지. 롯데에 복덩이가 넝쿨째 굴러왔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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