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네요. 그래도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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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김 군의 꿈이 조금 더 일찍 현실로 이뤄질 기회가 찾아왔다. KIA 타이거즈가 '꿈의 시구' 이벤트에 김 군을 초청한 것이다. 2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김 군을 시구자로 초청했었다. 김 군의 초청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평소 김 군은 KIA 최희섭과 윤석민의 열혈 팬이었다. 이 선수들의 팬이 된 데에도 사연이 있었다.
3년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작고한 김 군의 아버지가 KIA 타이거즈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열성 팬이었기 때문. 자연스럽게 김 군도 어린 시절부터 KIA 타이거즈를 응원하게 됐다. 게다가 김 군의 선친은 중증 장애인인 김 군이 실의에 빠지지 않고, 씩씩하게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든든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한 한쪽 손으로 공을 받은 뒤 그대로 글러브를 이용해 송구하는 동작 등을 직접 고안해 가르쳐 주기도 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 하필이면 이날 광주에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바람에 결국 김 군의 시구는 무산됐다.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설레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나와있던 김 군은 하는 수 없이 강한울과 캐치볼을 하고, 윤석민에게 사인을 받는 것으로 이날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하지만 김 군은 실망하지 않았다. 시구 기회는 앞으로 또 얼마든지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KIA 관계자도 "여러모로 의미가 큰 행사였는데, 우천으로 취소돼 아쉽다. 하지만 조만간 다시 좋은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시구는 무산됐지만, 꿈을 향해 한 발 더 내딛었다는 생각때문인지 김 군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