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방망이가 드디어 터졌다. 첫 장타와 타점이 가장 필요한 때에 터졌다. 강정호가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냈다.
5-5 동점이던 7회말 팬들에게 강정호의 이름을 기억하게 할 한방이 나왔다. 치욕적인 순간을 시원한 2루타로 되갚았다. 2사 1,3루서 컵스는 스털링 마테를 고의4구로 걸렀다. 1루가 비어있었던 것도 아닌데 고의4구는 좀 쌩뚱맞은 일. 다음 타자인 강정호를 잡겠다는 뜻이었다. 한국에서는 무시무시한 강타자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햇병아리인 강정호를 완전히 무시한 작전이었다. 그러나 강정호는 실력으로 PNC파크에 온 피츠버그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볼카운트 1S에서 제이슨 모테가 던진 2구째 96마일(154㎞)의 높은 직구를 받아쳤고 타구는 멀리 뻗어 가운데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혔다.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강정호는 2루까지 안착. 한동안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강정호를 향해 쏟아졌다.
순식간에 피츠버그가 8-5로 앞섰고, 강정호는 이날의 히어로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8회초에 1점을 만회한 뒤 9회초 3점을 뽑아 결국 9-8로 역전했고, 피츠버그는 9회말 무득점에 그치며 결국 8대9로 패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