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소 씩씩하면서도 차분한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 김 감독이 경기중에 뿔이 났다. 1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전 7회말 심판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그러자 김 감독이 2루쪽으로 걸어나가 어필을 했다. 자연스러운 슬라이딩 과정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주루 라인을 벗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도적으로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야구규칙 7.08 (a)(1)에는 '주자가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m)를 달렸을 경우' 주자는 아웃이 된다고 나와 있다.
항의가 길어지자 심판진은 퇴장을 명령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자신의 모자와 최용규의 모자를 2루 근처에 놓고 나왔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최용규, 문선재의 위치를 항의 차원에서 표시해 둔 것이다.
김 감독은 걸어나가면서 선수들에게 철수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쭈뼛쭈뼛하던 선수들은 자리를 지켰고, 경기는 잠시 후 속행됐다. 심판진은 김 감독이 항의가 5분을 넘어 6분이 되자 퇴장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 개인으로는 첫 퇴장이고, 올시즌 감독 첫 퇴장이다.
평소에 김 감독은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날 김 감독은 확실히 흥분했다. 심판진의 소극적인 설명도 김 감독의 화를 키웠다. 하지만 김 감독이 조금 차분하게 상황에 대처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