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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은 왜 그라운드에 누웠을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4-15 21:48 | 최종수정 2015-04-15 21:52


2015 KBO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 열렸다. LG 7회말 무사 1루 양석환 타석때 1루 대주자 문선재가 2루 도루중 세이프 판정을 받자 KIA 김기태 감독이 주자가 3피트 라인을 벗어났다며 항의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4.15/

2015 KBO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 열렸다. LG 7회말 무사 1루 양석환 타석때 1루 대주자 문선재가 2루 도루중 세이프 판정을 받자 KIA 김기태 감독이 주자가 3피트 라인을 벗어났다며 항의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4.15/

평소 씩씩하면서도 차분한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 김 감독이 경기중에 뿔이 났다. 1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전 7회말 심판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상황은 이렇다.

KIA가 5-2로 앞선 가운데 7회말 LG 선두타자 정의윤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잠시 후 대주자 문선재가 2루로 스타트를 끊었고, 이를 간판한 KIA 선발 양현종이 1루수 브렛 필에게 던졌다. 필은 바로 2루수 최용규에게 송구했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 베이스 앞으로 쏠린 공을 잡은 최용규가 태그를 시도했으나, 문선재가 2~3m 앞에서 중견수쪽으로 몸을 돌렸다. 문선재는 최용규의 글러브를 피해 재빨리 베이스를 손으로 찍었다. 최용규의 글러브가 따라갔지만 이민호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러자 김 감독이 2루쪽으로 걸어나가 어필을 했다. 자연스러운 슬라이딩 과정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주루 라인을 벗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도적으로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야구규칙 7.08 (a)(1)에는 '주자가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m)를 달렸을 경우' 주자는 아웃이 된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잠시후 재미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감독은 2루 근처에 드러누웠다. 문선재가 주루 라인을 벗어난 거리를 심판진에 확실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답답한 마음에 나온 행동으로 보였다. 그라운드의 선수, 양팀 덕아웃은 물론, 관중들도 잠시 어리둥절해 했다.

항의가 길어지자 심판진은 퇴장을 명령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자신의 모자와 최용규의 모자를 2루 근처에 놓고 나왔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최용규, 문선재의 위치를 항의 차원에서 표시해 둔 것이다.

김 감독은 걸어나가면서 선수들에게 철수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쭈뼛쭈뼛하던 선수들은 자리를 지켰고, 경기는 잠시 후 속행됐다. 심판진은 김 감독이 항의가 5분을 넘어 6분이 되자 퇴장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 개인으로는 첫 퇴장이고, 올시즌 감독 첫 퇴장이다.


평소에 김 감독은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날 김 감독은 확실히 흥분했다. 심판진의 소극적인 설명도 김 감독의 화를 키웠다. 하지만 김 감독이 조금 차분하게 상황에 대처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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