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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한화, 삼성전 1승에 담긴 의미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4-15 07:28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는 서로를 넘어서야하는 이유가 있다.

삼성은 이제껏 한화와 같은 약팀에게 특히 강한 모습을 보이며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4강 팀들을 상대로는 반타작 정도의 승부를 한 대신 하위팀을 상대로 승수를 많이 챙겼다. 올해 역시 한화를 상대로 많이 이기는 것이 우승으로 가는 최적의 길이다. 한화로선 더이상 약팀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삼성 같은 강팀과 대등한 승부를 해야한다. 삼성을 상대로 좋은 승부를 펼치며 반타작 정도의 승률을 챙긴다면 선수들에게 오는 성취감과 자신감은 훨씬 커친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올해초 여러 인터뷰에서 "삼성을 넘어서야 한다"고 했었다. 실제로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전보다 많은 승리를 올려 차이를 줄인다면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도전할 수 있게된다.

'야통' 류중일 감독과 '야신' 김성근 감독의풀시즌 맞대결이 관심을 모으는 데는 단순히 최고 감독의 지략대결뿐만 아니라 팀이 처한 상황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삼성전에 대한 승리 열망은 쉽지 않아 보였다. 최근 3년간의 맞대결 성적을 볼 때 삼성이 너무 강했다. 최근 3년간 한화는 그야말로 삼성의 '밥'이었다. 총 51번의 대결에서 삼성이 36승1무14패를 했다. 승률이 무려 7할2푼이나 됐다. 투-타 성적 또한 확연히 달랐다. 3년간 삼성 투수들의 한화전 평균자책점은 3.13이었다. 반면 한화는 무려 6.28을 기록했다. 삼성이 36번 승리를 거두는 동안 세이브가 9개에 불과한 건 그만큼 점수차가 컸다는 의미도 된다. 팀타율도 삼성이 3할1리인데 비해 한화는 2할5푼6리에 그쳤다.

삼성 선수들은 한화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윤성환이 3년간 6승2패에 평균자책점 2.17을 보였고, 장원삼은 9승무패에 2.3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타자들은 신났다. 박해민이 지난해 타율 3할7푼8리를 기록했고, 나바로는 지난해 16번의 맞대결에서 타율 3할6푼9리에 무려 7개의 홈런을 쳤다. 최형우(0.326, 13홈런) 채태인 (0.345) 박석민(0.301, 10홈런) 이승엽(0.291, 10홈런) 등 한화에 강한 타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반면 한화에선 김태균 정도만 3년간 상대타율이 3할6푼1리로 강했을 뿐 나머지 타자들 중에선 특별한 인물이 없었다.

그런데 올시즌 한화가 첫 대결에서 웃었다. 14일 대전에서 열린 시즌 첫 맞대결서 5대3의 기분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3회초까지 0-3으로 끌려가다가 3회말 단숨에 4-3으로 뒤집었고, 상대가 예측하지 못했던 스퀴즈번트까지 성공시켰다. 선발 유먼에 이어 던진 불펜진이 삼성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개막이후 항상 상대팀과 피말리는 접전을 펼쳤던 한화가 삼성을 상대로 이렇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정말 의외라고 할 정도. 삼성의 방망이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 3회초 최형우의 투런포가 터질 때만해도 예전처럼 삼성의 일방적 게임이 될 것 같았지만 한화는 끈질긴 승부로 결국 승리를 따냈다.

경기전 김 감독은 삼성 선수들이 한화만 만나면 마치 계를 탄 것 같다는 취재진의 말에 "이제 계가 깨졌다는 것을 보여줘야지"라고 했었다. 그리고 결과로 그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한화는 삼성과의 첫 경기서 올시즌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한화가 올시즌 김 감독의 생각대로 삼성을 상대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둘 수 있을까. 아니면 예전과 같이 삼성의 밥이 될까. 깔끔하게 챙긴 첫 경기의 역전승. 이 1승이 한화 선수들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분명히 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한화와 삼성의 2015 KBO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렸다. 한화가 5대3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김성근 감독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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