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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빈볼시비, 차라리 감독끼리 룰을 정하자[권인하의 눈]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4-14 09:49


빈볼 사건이 생기면 항상 나오는 게 '오해'라는 말이다. 절대 고의로 빈볼을 던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상대편이 자극했다는 말도 꼭 나온다. 결국 상대가 자극했지만 몸에 맞는 공이 나온 것은 지극히 우연이라는 말이다. 지난 10일 롯데-한화전의 빈볼 시비도 그랬다.

이러한 빈볼 사건은 점수차가 크게 났을 때 더러 나온다.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는 팀이 도루를 하는 것에 특히 자극을 받는다.

문제는 큰 점수차가 몇 점차인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7∼8점을 앞서고 있을 때도 서로 체감하는 온도차는 다르다. 지고 있는 팀은 사실상 졌다고 생각한다지만 이기고 있는 팀은 그 점수차도 불안하다. 특히 며칠 사이에 5∼6점차가 뒤집혔거나 하면 아무리 큰 점수차도 불안해한다.

리드하는 팀과 지고 있는 팀의 입장차가 항상 대립되고 있다. 그러다가 빈볼 사건이 나면 결국 피해자가 생긴다. 맞은 선수는 부상의 위험에 노출이 되고 빈볼을 던진 선수는 팬들의 비난과 징계로 초토화된다.

이러한 빈볼 논란은 거의 매년 반복되는 일상과 같은 일이 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별 일 아닌데 선수단 간에 반목하는 일이 생기고 있는 것.

차라리 감독들끼리 룰을 정하는 것은 어떨까. 불분명한 상황을 명확하게 하면 매년 계속되는 불상사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몇 점차 이상일 때는 도루 등을 자제한다는 것을 감독들끼리 서로 상의해서 정해 1년을 보내는 것이다. 1년 정도 시행한 뒤 다음해엔 이전 1년 간의 경험에 따라 점수차 등을 조정할 수도 있다. 감독들마다 서로 생각하는 점수차가 다를 가능성이 높기에 서로 얘기를 하다보면 꼭 정확한 점수차가 나오지 않더라도 서로가 어느정도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공식적으로 정해 외부로 발표할 것까지는 없다. 서로 정해놓고 선수들에게만 인지를 시켜면 된다.

5회 10점차, 7회 이후 7점차 등 좀 더 세밀하게 정해놓으면 분쟁의 불씨를 남기지 않게된다. 그렇게 되면 정해놓은 상황에 따라 공격과 수비를 하는 선수들이 정확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고 있는 팀이 '이제 졌구나'하고 생각하더라도 정해놓은 점수차가 되지 않는다면 상대 주자 견제를 소홀히하는 일은 생기지 않게 되고 만약 도루를 허용해도 이를 괴씸하게 여기지 않게된다.

이제 프로야구는 대충하던 시대가 지났다. 15년전만해도 파리 날리던 좌석은 이제 팬들로 꽉꽉 찬다. 팬들에게 이기든 지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해야하는 시대다.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불신들을 해결할 방법은 충분히 있다. 대화를 통해 소통을 하면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지난 2014년 4월20일 한화와 LG의 경기서 8회말 한화 정근우가 6회말에 이어 LG 정찬헌의 투구를 몸에 맞은 후 흥분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벤치클리어링을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cun.com/201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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