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의 첫 승 제물, 그것도 모자라 위닝시리즈까지 내줬다. 더 큰 문제는 위기에서 벗어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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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인 문제는 마운드의 부진과 타선 침묵이다. 투타의 동반 침체. 일단 마운드는 올해도 선발진에서 아쉬움이 크다.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5.50으로 8위, 그중에 구원진은 4.69로 7위고 선발진은 6.15로 최하위다.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한 에이스 밴헤켄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다. 새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도 3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61로 부진하고, 믿었던 한현희(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5.06)는 들쭉날쭉하다. 문성현(2경기 2패 평균자책점 9.72)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이 경기를 만들어가지 못하니, 조상우-손승락이라는 최강 필승조는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있다. 여기에 타선은 팀 타율 2위(2할7푼4리)로 선전하는 듯 보이지만, 매끄럽게 연결되는 맛이 없다. 지난해까지 숨쉴 틈을 주지 않던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가 사라진 느낌이다.
물론 강정호의 공백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염경엽 감독도 개막 직후 "하위 타선이 약해졌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부상 공백이 넥센 타선을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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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에서 5번과 1번 타순은 매우 중요한 자리다. 넥센이 지난해까지 중심타선의 막강한 화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건 '4번 박병호-5번 강정호'의 존재감이었다. 박병호 뒤에 또다른 강타자가 대기하고 있기에 승부를 피할 수 없었다. 김민성이 어느 정도 해결사 역할을 해줬지만, 지난 5일 2군에 내려간 뒤로는 그 빈자리가 너무도 커보인다.
박병호가 함께 고전하고 있는 중심타선 외에, 서건창의 빈자리는 더 큰 문제다. 넥센에는 서건창처럼 누상에서 발로 흔들어줄 수 있는 타자가 많지 않다. 단독 도루가 가능한 선수가 적다. 쉽게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루트가 없어진 셈이다. 테이블세터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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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선수들 스스로 쫓기는 분위기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3연전에서 1차전을 승리하면,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이 높은데 조급한 마음에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새 얼굴'이 필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스타가 나오는 것도 팀이 좋은 상황일 때 확률이 높아진다. 지금은 어린 선수들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연 넥센이 시즌 초반 닥친 위기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이번 주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6연전에서 반드시 터닝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