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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안한 이종운 감독 "똑같아지기 싫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4-13 08:33 | 최종수정 2015-04-13 08:33



"똑같이 하기는 싫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은 12일 한화 이글스전 종료 시점이 한참 지난 후에도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 감독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경기 전부터 코칭스태프와의 회식을 잡았었는데 밥이 제대로 넘어갈지 모르겠다. 지금도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빈볼 사건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 롯데는 15대3 대승을 거뒀는데, 이 과정에서 한화는 롯데 톱타자 황재균에게 두 차례나 사구를 맞혔다. 누가 봐도 노골적인 빈볼이었다. 이에 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한화와의 경기가 10번이나 더 남았다. 우리 선수가 다치면 2배로 갚겠다"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그리고 재균이가 뭘 잘못했는지 수백번도 넘게 다시 생각해봤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가 잘못한게 없었다. 그저 잘못한게 있다면 재균이가 야구를 정말 열심히 한 죄"라고 말하며 "1회 7-0 상황서 도루를 해 빈볼을 맞혔다 하면, 그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이틀 전 2-8 경기를 9-8 경기로 뒤집은 팀이 할 일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보복성 투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말 솔직히, 경기 후 '보복을 하지 않은 게 잘못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했다. 우리 선수들이 억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손이 있고, 입이 있다. 사인 한 번에 보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나와서는 안될 플레이를 같이 한다는게 싫었다. 그래서 참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5회 이동걸의 빈볼 순간보다 그에 앞선 4회 나온 김민우의 빈볼에 대해 지적하며 "머리쪽으로 날아든 정말 위험한 공이었다. 그러다 선수가 크게 다치면 어쩌려고 하는가"라고 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10번의 맞대결을 남긴 한화를 향한 선전포고성 발언에 대해 "상대 감독님이 야구계 어르신이지만, 위-아래를 떠나 경기장에서는 나도 롯데라는 팀과 선수를 이끄는 감독이다.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을 위협한다면 누구에게도 가만있지 않겠다는 말을 할 수 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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