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깨고 나오려면 계기가 필요할 것 같다. LG 트윈스가 기대하고 있는 오른손 유망주 최승준(27)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특별히 보여준 게 없으니 슬럼프를 얘기할 수도 없다.
3월 29일 KIA전에서 첫 안타를 때리고, 4월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안타를 쳤을뿐 나머지 6경기에서 침묵했다.
양상문 감독은 KIA와의 개막시리즈 때 "최승준이 4번을 맡아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이후에도 시원한 타격이 안 나왔지만 "충분한 기회를 주겠다"며 신뢰를 보였다. 오른 거포는 LG의 오랜 숙원이었다. 물론, 지금까지 최승준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 최승준은 8일 한화전까지 LG가 치른 9경기 중 8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결국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상황을 타개할, 자신감을 회복시켜 줄 계기가 필요할 것 같다. 그게 빗맞은 안타, 호쾌한 홈런 한방이 될 수도 있다.
시범경기 12게임에 출전해 홈런 2개, 2루타 2개.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인정을 받았다. 김기태 감독도 LG 사령탑 시절 최승준 육성에 공을 들였다. 올해는 초반부터 기회가 찾아왔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부상으로 1군 복귀가 늦어져 1루수 정성훈이 3루로 돌아갔고, 최승준에게 1루수 출전 기회가 왔다. 프로에게 무한정 시간이 주어질 수는 없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