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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선, 잃어버린 ‘빅 이닝’을 찾습니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04-08 09:19



빅 이닝(Big Inning). 폴 딕슨의 '베이스볼 딕셔너리(BASEBALL DICTIONARY)'는 '1이닝 3득점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에서는 일반적으로 1이닝 4득점 이상을 빅 이닝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빅 이닝은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뒤바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뒤지고 있을 때는 역전에 성공할 수 있으며 리드했을 때는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습니다.

LG가 빅 이닝과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3월 31일 잠실 롯데전부터 4월 7일 대전 한화전까지 LG 타선은 6경기 55이닝 동안 단 한 번도 빅 이닝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1이닝 3득점조차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득점에 성공해도 1점 혹은 2점에 그쳤습니다. LG의 마지막 빅 이닝은 3월 29일 광주 KIA전 6회초 4득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빅 이닝이 실종된 LG의 올 시즌 경기 당 평균 득점은 3.25점에 머물고 있습니다.

LG 타선이 빅 이닝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홈런 가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주자를 모아둔 상황에서 홈런이 터지면 쉽게 빅 이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LG의 시즌 팀 홈런은 단 1개입니다. 팀 홈런 1위를 달리는 넥센과 롯데의 12개에 비하면 매우 초라합니다.

만루는 빅 이닝의 절호의 기회입니다. 2개의 적시타, 혹은 적시타와 희생타의 조합이면 충분히 빅 이닝을 노려볼 만합니다. 하지만 베이스가 가득 차면 LG의 방망이는 잦아듭니다. 7일 대전 한화전 5회초 1사 만루에서 이병규(7번)의 밀어내기 볼넷 후 최승준과 정의윤이 타점을 올리지 못해 1득점에 그쳤습니다. 7회초와 9회초 2사 만루에서는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3번의 만루 기회에서 얻은 결과는 초라했고 역전패로 연결되었습니다.

LG 타선은 개막전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이진영과 이병규(7번)가 각각 무릎과 목이 좋지 않아 개막전부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두 선수는 아직도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박용택은 인플루엔자로 4월 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중심 타선을 구성하는 타자들이 제 컨디션이 아닙니다.

타선의 득점력 저하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마운드에 전가되고 있습니다. 선발 투수든 불펜 투수든 간에 넉넉하게 득점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7일 경기에서 마무리 봉중근이 연장 11회말 무너져 패했지만 그에 앞서 LG 마운드는 10이닝 동안 3실점으로 선전했습니다. 타선이 분발했다면 정규 이닝으로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LG 타선은 혈이 막힌 것처럼 답답합니다. 한 번의 빅 이닝을 만들어 팀 승리로 연결시키면 그것이 계기가 되어 타선이 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LG가 언제쯤 시원하게 빅 이닝을 선보이게 될지 궁금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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