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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을 내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또 최근 몇 년 간 침체에 빠졌던 타이거즈는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시즌 초반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의 '핫이슈'다.
그런데 선수단 내부, 선수들은 2015년 타이거즈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주장 이범호(34)는 "초반에 좋다고 해서 끝이 좋은 건 아니다. 초반에는 좋은 팀이 있고 나쁜 팀도 있다"고 했다. 초반 상승세에 큰 의미를 두지 말고, 계속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자는 다짐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다수 야구인들이 KIA를 한화 이글스, kt 위즈와 함께 '3약'으로 꼽았다. 최근 2년 연속으로 8위에 그쳤고, 지난 겨울에 외부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그럴만도 했다. 더구나 주축선수 몇명이 전력에서 빠졌다. 그런데 지난 해 10월 말 김기태 감독 부임 후 팀 분위기를 일신한 선수들에게 이런 '저평가'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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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시리즈 2차전 9회말 역전승의 의미가 컸다. 이범호는 "사실 우리가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브렛 필이 따라가는 홈런에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트려 이긴 후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했다. 4-6으로 뒤지던 KIA는 7회말 최희섭의 1점 홈런으로 따라붙어, 9회말 필의 2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베테랑 최희섭(36)이 가세하면서 중심타선에 힘이 붙었다. 선수 2~3명이 하는 야구가 아니라 전체가 함께하는 야구가 됐다.
이범호는 "필과 (나)지완이에 희섭이형까지 있다. 내가 못 치면 다음, 그 다음에 누군가 쳐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여러명이 돌아가면서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것. 우리 팀을 강하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지난해까지 불안했던 마운드가 듬직해졌다. 하지만 이범호는 수비안정을 주목해달라고 했다. 3월 29일 경기에서 KIA는 안타수에서 9-15로 뒤지고도 이겼다. 내외야수들의 호수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이범호는 "야수들이 이전보다 좋은 수비를 보여주면서 투수들도 마음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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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은 '야구 명가' 타이거즈의 암흑기였다. 선수단 전체가 어두웠다. 김기태 감독이 부임해 선수들에게 먼저 당부한 게 "운동장에서는 밝고 즐겁게 야구하자"였다. 성과로 평가를 받는 승부의 세계, 프로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범호는 "올해는 야구가 즐겁고 재미있다. 지난해까지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힘이 들 때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다들 30분, 1시간 먼저 경기장에 나온다. 야구가 잘 안 되면 야구장 나가는 게 싫은 때가 있는데, 올해는 모두 즐겁게 야구를 한다"고 했다. 야구가 잘되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걸까, 아니면 즐겁게 하다보니 야구가 잘되는 걸까. 선과 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팀도 잘 나가고 있고, 이범호 개인도 출발이 좋다. 6일 현재 20타수 6안타 타율 3할, 3홈런 8타점. 3월 28일에 열린 개막전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LG 선발 헨리 소사를 상대로 0-0 균형을 깨트리는 선제 결승 홈런을 터트렸다. 4일 kt 위즈전에서는 홈런 2개를 터트렸다.
KIA는 이번주에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와 6연전이 예정돼 있다. 이범호는 "이번 주가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KIA가 이번 주 6경기를 잘 치러낸다면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