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때문에 지는 경기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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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은 개막전에 앞서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뛸 것이라고 선언했다. 탁월한 수비력이 이유였다. 넓은 수비범위와 빠른 풋워크, 좋은 어깨 등 유격수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수비폭만 놓고 보면, 강정호보다 앞선다는 평가다.
김하성은 야탑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서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입단해 1군에서 백업 내야수로 뛰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 강정호'가 되기 위한 준비는 치열했다. 그는 "작년엔 정말 멋모르고했다. 올해는 캠프 때부터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지 생각하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비는 자신 있었지만, 세밀하게 배우진 못했다. 프로에 와서 홍원기 코치님께 배우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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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당장 강정호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염 감독은 캠프 때에도 타격에 힘이 들어가는 김하성을 불러 꼭 필요한 조언을 해줬다. 염 감독은 수비나 주루에서 투지가 넘치는 정근우(한화 이글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프로 초창기 정근우 같은 스타일로 시작해 점차 몸을 키워 몇 년 뒤에는 강정호 같은 장타력을 뽐내길 원하고 있다.
김하성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정호형을 따라가려고 한 건 아니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생기면, 정호형 같은 선수가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 강정호처럼 뛸 수는 없다. 이젠 그도 정확한 방향성을 잡았다. 김하성은 "내가 해야 할 건 수비와 주루다. 타격은 연차가 쌓이면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수비에서 실책 15개 이하, 타석에선 자신감 있게 하는 게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정호와는 여전히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는다. 닮고 싶은 롤모델의 후계자로 낙점된 김하성이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