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역사적 홈 개막전, 간절한 kt '비야, 오지마'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3-31 07:21 | 최종수정 2015-03-31 07:21


2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2015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휴일을 맞아 야구장을 찾은 많은 야구팬들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KT 치어리더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22

"저희는 절대 비온다는 생각 안합니다."

2015년 3월31일. 프로야구 10번째 막내 구단 kt 위즈에게는 역사적인 날이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르는 날이다. 이미 부산 원정길에 올라 공식 개막 2연전을 치르기는 했지만, 앞으로 홈구장으로 사용할 수원에서의 첫 경기는 그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수원에서 2007년 10월5일 마지막 경기가 열린 이후 무려 2734일만에 열리는 공식 프로야구 경기다.

그런데 개막전이 열리기도 전에 kt 직원들은 울상이다. 31일 수도권 지역에 낮부터 밤까지 비가 예보돼있기 때문. 비가 내리는 시간과 강우량을 봤을 때 자칫하면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정말 야심차게 준비했다. 개막식 컨셉트 Fastival(페스티벌, Fast + Festival : 뛰는 야구, 신나는 야구)로 정하고 다양한 기획을 했다. 개막전 주 업무부서인 마케팅팀과 홍보팀 말고도, 전 직원이 투입해 개막전을 위해 한달 전부터 주말도 반납하고 밤을 새며 준비를 했다. 전광판, 조명 등 시스템 정비에 2만석의 관중석 하나하나 잘못된 시설이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물론, 31일 경기가 비로 취소된다고 해도 분명히 체크해야 하는 사항. 하지만 이 날만을 기다리며 열정을 쏟았는데 비로 인해 취소가 된다면 당연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개막전이 하루 밀리면 야심차게 준비했던 주요 행사들이 취소될 예정이다. 31일에 맞춰 모든 행사 시스템 구축을 맞춰놨기 때문이다.

관중 동원도 마찬가지다. 화요일 평일 경기지만, 역사적 개막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호응이 컸다. 30일 오후 기준, 1만장이 넘는 티켓이 예매가 됐다. 현장 판매분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2만석을 가득 채울 수 있었던 예매 수치. 하지만 개막전이 수요일로 밀리게 되면 관중 동원에도 김이 빠지게 된다. 만약, 31일 빗 속에 경기가 강행되더라도 흥행에 악재가 된다.

순수 야구 측면에서도 아쉬워진다. kt는 부산 원정 개막 2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2연패를 당하고 왔다. 홈 개막전에서 창단 첫 승리가 간절하다. 그런데 상대팀 삼성이 31일 선발로 좌완 백정현을 예고했다. 원래는 장원삼이었는데 장원삼이 등 통증을 호소했다. 백정현이 능력이 부족한 선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꼭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이 kt 선수들을 지배하는 가운데,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 중 1명으로 손꼽히는 장원삼보다는 이름값에서 조금 떨어지는 백정현을 상대로 하면 심리적 부담을 더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31일 경기가 취소되면 삼성 선발 로테이션은 정상으로 돌아간다. 1일 경기에 윤성환, 2일 경기에 새 외국인 투수 클로이드가 등판할 예정이다. kt는 홈 개막전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에이스로 꼽히는 옥스프링을 아껴놨다. 옥스프링 vs 백정현, 옥스프링 vs 윤성환을 비교해보면 무게감 싸움에서 그 느낌이 확실히 온다.

kt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은 31일 비가 절대 안온다는 생각으로 한시도 쉬지않고 열심히 준비중"이라고 밝히면서 "정말 비가 안왔으면 좋겠다. 진짜 잠도 못자고 열심히 준비했는데…"라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