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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이라고 긴장? 아직까지 한 번도 경기 때 긴장을 한 적이 없다."
지난 시즌에 은퇴를 고민했던 KIA 타이거즈 최희섭의 입가에는 미소가 흘렀다. 29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3루 덕아웃에서 만난 최희섭은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감독님이 선배님처럼 편하게 해주신다. 예전과는 정말 많은 게 달라졌다"고 했다. 지난 2년 간 침체에 빠졌던 최희섭을 일으켜 세운 게 김기태 감독이다.
김기태 감독은 "오랜만에 출전하는 최희섭이 4번을 맡으면 부담이 될 수 있어 5번에 넣었다"고 했다. 28일 개막전을 앞서 최희섭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구단과 팬들에게 빚진 게 많다"고 했던 최희섭이다.
그리고 절치부심 복귀를 준비했던 최희섭은 LG와의 개막 2연전에서 부활을 알렸다. 최희섭은 28일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때린데 이어 볼넷 2개를 골랐다.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에 집중했다. 타구에는 힘이 넘쳤고, 선구안은 살아있었다.
그는 "다른데 신경쓰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주위의 회의적인 시선을 걷어내려면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최희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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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카운트 1B에서 몸쪽 가운데로 들어오는 포크볼을 공략했다. 2013년 7월 26일 마산 NC 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611일 만의 홈런이다. 1만3000여명이 KIA 팬들은 최희섭을 연호했다. 최희섭이 오랫동안 듣고 싶었던 함성이다.
부상과 재활훈련으로 지난 해에 한 번도 1군 무대에 나서지 못한 최희섭은 지난 가을 마무리 캠프부터 시작해 겨울 개인훈련, 오키나와 전지훈련,
시범경기까지 5개월 동안 야구만 생각하며 야구에 매달렸다. 개막 시리즈 2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체중이 준 것은 아니지만 최상의 몸상태가 됐다"고 했다.
최희섭의 가세로 KIA 중심타선의 무게암이 달라졌다. 이범호가 28일 결승 1점 홈런을 터트리더니, 29일에는 필이 홈런 2개를 때렸다. 필은 5-6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서 LG 마무리 봉중근의 초구 높은 직구를 통타해 끝내기 우월 2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최희섭이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셈이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