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신호등이 눈부시게 켜졌다. 달라진 한화 이글스의 미래를 비추는 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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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한화의 달라진 모습을 꽤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한화가 올 시즌에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말 김 감독이 부임한 이래 혹독하게 몰아친 '지옥훈련'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변화는 바로 '스피드 진화'다. 그라운드에는 '그린 라이트'가 환하게 들어왔고, 선수들은 어떻게든 한 베이스씩 더 나가려는 의욕과 집중력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느림보 군단'이었던 한화의 극명한 변화다.
한화가 한 경기에 4번의 도루를 해낸 것은 기록할 만한 일이다. 2012년 9월19일 대전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해낸 이후 무려 2년6개월. 날짜로는 921일 만의 사건이다. 김 감독이 캠프 기간 내내 강조한 '뛰는 야구', '병살타가 적은 야구'로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한화는 팀 도루 8위(70개)였다. 2013년에도 70개의 도루를 기록했는데, 리그 최하위였다. 느린 주력으로 인한 데미지는 수없이 많다. 가장 문제는 득점력 저하다. 1사 1루에서 2루타를 쳐도 1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지 못한다. 심지어 1사 2루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게다가 병살타도 급격히 늘어난다. 지난해 한화의 팀 병살타는 무려 125개로 리그 최다였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도루가 가능한 김회성, 송주호, 강경학 등을 집중조련한 것이다. 물론 이용규나 정근우, 모건 등 타고난 도루 능력자들에게는 일찌감치 '그린라이트'를 켜줬다. 한화가 보다 빠른 팀으로 변화하기 위한 기초작업이었다. 그 성과가 개막전부터 나타나는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