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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기분좋은 대역전승을 거둔 롯데. 하지만 비보가 하나 날아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기에 개막전 승리로 마냥 들떠있을 수 없다.
박종윤은 이날 경기 첫 타석 삼진을 당했다. 문제는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 오른쪽 발목 부상을 입은 것. 상대 선발 필 어윈이 던진 공을 건드렸는데, 공이 배트 밑 부분에 맞으며 박종윤의 오른쪽 발목 안쪽을 강타했다. 야구 선수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 박종윤도 단순 타박으로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통증이 있었다. 그나마 경기에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었기에 참고 뛸 수 있었다. 그렇게 수비도 하고, 5회 결정적인 홈런포를 때려내며 사직구장 만원 관중을 열광시켰다.
결국 금이 간 발목을 가지고 결승 홈런을 때려내는 눈물의 투혼을 발휘했다. 평소 과묵한 성격으로 웬만한 통증에는 내색조차 하지 않는 박종윤이지만, 늦은 밤 집에서 혼자 끙끙 앓다가 어쩔 수 없이 트레이너 파트에 연락을 취했을 상황을 생각하면 그 고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만 하다.
그렇게 박종윤에게는 2015 시즌 개막전 날이 최고의 순간에서 아픔의 순간으로 변하고 말았다. 가장 중요한 건 빠른 시간 안에 치료를 마치고 돌아와 지금의 좋은 타격 페이스를 이어가는 것. 박종윤은 "1루수 치고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떨어진다"라는 냉정한 평가에 이번 겨울 이를 더 악물었다. 지난해부터 장착한 레벨 스윙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밤마다 방망이를 돌렸다. 본인 스스로도 만족스럽게 시즌을 준비했고 이종운 감독도 "우리 5번 타순에는 종윤이가 있다"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박종윤이 눈물의 투혼으로 중요했던 개막전 선수단에 큰 선물을 했다. 지난해 말부터 큰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 팀 분위기상, 신생팀에 개막전 패배를 당했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다. 박종윤이 이런 투혼을 발휘했으니, 이제 중요한 건 남은 선수들이 박종윤과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그가 돌아올 때까지 어렵게 만든 상승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주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