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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의 오관돌파, 우승의 마지막 고비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2-15 06:12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2014-2015 프로농구 경기가 1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동부 박병우가 모비스 양동근에게 이어지는 패스를 가로채고 있다.
원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2.10/

모비스는 올 시즌 정말 위태로워 보인다. 예전의 경기력이 아니다.

그 핵심 중 하나는 모비스다운 안정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모비스는 빈틈이 없었다. 특히 하위권 팀들에게는 '압살'의 느낌이 강했다.

빈틈이 보이면 집중공략, 그대로 스코어를 벌렸다. 하지만 올 시즌 접전 상황이 많다. 많은 이유가 있다. 로드 벤슨의 공백, 함지훈의 떨어진 위력 등이 주요원인. 게다가 송창용과 전준범이 잘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세부적인 이유. 이대성 박구영 등의 부진도 팀에 영향을 미친다. 6라운드가 돌입된 현재까지도 그렇다. 13일 KCC전에서는 고전 끝에 78대76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정규리그 1위다. 기본적으로 연패가 길지 않았다. 올 시즌 3연패가 없다. 14일 현재 2위 SK와 1.5게임 차다. 3위 동부와는 2경기 차다. 아직까지 우승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지옥의 '5연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울산 SK전을 시작으로 19일 LG전, 21일 오리온스전, 23일 동부전, 25일 KGC전이 줄줄이 잡혀있다. 특히 19일부터는 하루 쉬고 경기를 펼치는 소위 '퐁당퐁당 4연전'이 있다.

5연전의 첫 단추 SK전은 너무나 중요하다. 모비스가 이기면 2위권과 2게임, 혹은 그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남은 경기는 7경기다. 산술적으로 4~5승을 챙기면 우승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확실한 자력 우승을 위해서는 6승이 필요하다. 그러나 SK가 승리를 한다면 격차는 단숨에 0.5게임으로 좁혀진다. 모비스, SK, 동부가 약간의 확률 차를 두고 맞대결 결과에 따라 우승 확률이 달라지게 된다.

모비스 입장에서는 퐁당퐁당 4연전 중 LG, 동부전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 5라운드에서 모비스는 LG와 동부에 모두 패했다. LG와 동부는 경기를 치를수록 전력이 좋아지고 있다. LG는 데이본 제퍼슨이 여전히 위력적이고, 김종규 문태종 김시래가 제 컨디션을 찾고 있고, 기승호도 돌아왔다. 동부 역시 동부산성(김주성 윤호영, 데이비드 사이먼, 앤서니 리차드슨)이 건재한 가운데, 활용가능한 가드, 포워드진이 많아졌다. 결국 객관적 전력 자체가 모비스에 뒤지지 않는다. 때문에 모비스가 SK에 패하면 3위로 밀려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 LG, 오리온스, 동부전을 치른 뒤 만나는 KGC도 모비스 입장에서는 까다롭다.

리온 윌리엄스가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상대적으로 잘 마크하고, 양희종이나 최현민이 문태종을 괴롭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체력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시점에서 만나기 때문에 더욱 승률은 떨어질 수 있다.


팀 분위기 자체도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 모비스는 매우 노련한 팀이다. 때문에 팀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에 그렇게 큰 영향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SK를 이길 경우 우승에 대한 확신이 높아질 수 있지만, 패할 경우에는 3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극과 극의 분위기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SK전에 따라 퐁당퐁당 4연전의 결과물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5연전 중 최소 3승을 거둬야 자력 우승의 확률이 높아진다. 이후 게임은 순위싸움에서 벗어난 팀이거나, 6강 플레이오프를 위해 체력을 아껴야 하는 팀들의 경기다. 물론 이 부분은 모비스 뿐만 아니라 SK와 동부도 비슷한 상황이다.(3월1일 동부와 SK전은 예외로 둘 수 있다)

정규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모비스는 올 시즌 수많은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마지막 난관이 남아있다. 삼국지 관우는 위나라 승상 조조로부터 벗어나 유비에게 가기 위해 험난한 5개의 관문(동령관, 낙양, 사수관, 형양, 활주관)을 돌파했다. 유비의 가족까지 대동한 채 혈혈단신으로 돌파하는 신화를 썼다. 모비스의 5연전도 그리 쉬워보이진 않는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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