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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LG의 최대 강점은 불펜에 있었습니다.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프라이머리 셋업맨 이동현, 좌완 신재웅, 윤지웅, 우완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로 구성된 불펜은 질과 양 모두 탄탄했습니다. 특히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의 필승계투조는 압도적이었습니다.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과 같다'는 의견이 프로야구에서는 대세입니다. 투수의 투구 수와 등판 간격을 관리해야만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선발 투수의 등판 간격이 엄격히 준수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관리 받아야 할 대상은 불펜 투수로 귀결됩니다. 즉 기량이 뛰어난 불펜 투수를 얼마나 적절히 아끼면서 활용하느냐에 팀 성적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펜 투수의 최대 적인 연투를 피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경기 중반 이후 큰 점수 차가 난다면 필승계투조는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점수 차의 대승 혹은 대패보다는 박빙 상황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1-2점 뒤진 상황에서 역전승 도모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승계투조 투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펜 투수 전원이 필승계투조가 된다면 경기 후반 역전승은 증가할 것입니다. 설령 패하더라도 상대 타선을 꽁꽁 묶으면 수비 시간을 단축해 야수들의 체력 소모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무의미한 실점을 막아 선수단 전체의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연전을 치르는 가운데 전날 경기에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 타격감을 떨어뜨리면 다음 날 등판하는 선발 및 불펜 투수들은 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습니다. 이튿날 경기나 혹은 다음 시리즈에 상대 팀을 만났을 때 LG 불펜을 쉽게 공략할 수 없다는 두려움을 심어주는 심리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LG의 필승계투조에도 변화는 필요합니다. 선수 개인의 기량 향상은 기본입니다. 임정우가 5선발 경쟁에 뛰어든 만큼 새 얼굴이 불펜에 가세해야 합니다. 양상문 감독이 젊은 투수들을 대거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킨 의중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필승계투조를 더블 스쿼드로 완성할 수 있다면 LG의 우승 도전은 꿈이 아닐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