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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필승조, ‘더블 스쿼드 구축’ 도전하라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5-02-05 09:16


LG 유원상

작년 LG의 최대 강점은 불펜에 있었습니다.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프라이머리 셋업맨 이동현, 좌완 신재웅, 윤지웅, 우완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로 구성된 불펜은 질과 양 모두 탄탄했습니다. 특히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의 필승계투조는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불펜 투수 전원을 '필승계투조'라 부르기에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유원상은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던 2012년의 구위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윤지웅와 정찬헌은 제구에 기복이 있었습니다. 임정우는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는 호투했으나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는 흔들렸습니다.

2015 프로야구는 작년보다 16경기 증가한 144경기를 치릅니다. 무엇보다 두터운 선수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필승계투조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과 같다'는 의견이 프로야구에서는 대세입니다. 투수의 투구 수와 등판 간격을 관리해야만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선발 투수의 등판 간격이 엄격히 준수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관리 받아야 할 대상은 불펜 투수로 귀결됩니다. 즉 기량이 뛰어난 불펜 투수를 얼마나 적절히 아끼면서 활용하느냐에 팀 성적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펜 투수의 최대 적인 연투를 피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경기 중반 이후 큰 점수 차가 난다면 필승계투조는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점수 차의 대승 혹은 대패보다는 박빙 상황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1-2점 뒤진 상황에서 역전승 도모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승계투조 투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승계투조가 과부하 없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불펜 투수 전원이 필승계투조에 준하는 기량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필승계투조를 2개조로 나누는 더블 스쿼드를 구축할 경우 불펜 투수들은 격일제 등판이 가능해집니다. 하루 등판해 전력투구한 뒤 다음날에는 휴식하며 그 다음 등판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불펜 투수 전원이 필승계투조가 된다면 경기 후반 역전승은 증가할 것입니다. 설령 패하더라도 상대 타선을 꽁꽁 묶으면 수비 시간을 단축해 야수들의 체력 소모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무의미한 실점을 막아 선수단 전체의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연전을 치르는 가운데 전날 경기에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 타격감을 떨어뜨리면 다음 날 등판하는 선발 및 불펜 투수들은 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습니다. 이튿날 경기나 혹은 다음 시리즈에 상대 팀을 만났을 때 LG 불펜을 쉽게 공략할 수 없다는 두려움을 심어주는 심리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LG의 필승계투조에도 변화는 필요합니다. 선수 개인의 기량 향상은 기본입니다. 임정우가 5선발 경쟁에 뛰어든 만큼 새 얼굴이 불펜에 가세해야 합니다. 양상문 감독이 젊은 투수들을 대거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킨 의중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필승계투조를 더블 스쿼드로 완성할 수 있다면 LG의 우승 도전은 꿈이 아닐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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