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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두산 캠프 식단 살펴보니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1-29 10:01


요즘 프로야구팀들은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1년 농사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선수들은 따뜻한 곳에서 2015시즌에 쓸 몸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루 일과가 거의 반복적이라 심신이 금방 지칠 수 있다. 그렇다고 한눈을 팔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식사 시간 만큼은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중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식단을 살짝 살펴봤다.

미국이지만 더 한국스럽다
두산의 점심식사 메뉴는 제육볶음, 김치, 새우튀김 등 한식 위주의 식단이다.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한마디로 푸짐했다. 정갈하고 먹음직스럽다. 그렇다고 사치스럽거나 화려하지 않다. 보통 뷔페 식당에서 볼 수 있는 메뉴들이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 힘든 훈련 뒤 먹는 식사라서 그런지 꿀맛 처럼 보였다.

LG와 두산 모두 평균 한끼 식사의 단가를 2~3만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식단 메뉴에 큰 차이는 없었다. LG가 좀더 한국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아침 식사를 서양식으로 간단히 했다. LG의 경우 삼시세끼를 모두 한국식당에서 주문 서비스로 처리했다. 아침 식사의 경우는 캠프 호텔에서 제공한 서양식 메뉴와 한식을 같이 내놓았다. 한마디로 빵과 우유 커피도 있고, 개운한 국에 김치 나물도 나왔다. 입맛에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두산의 경우는 아침엔 빵, 시리얼 등으로 소박하면서 가볍게 했다. 다수의 두산 선수들은 아침 식사량이 많지 않았다.


'고기 파티' 두산의 저녁 메뉴는 소고기 구이. 하루 중 가장 푸짐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점심과 저녁 메뉴는 아침과는 달랐다. 훨씬 푸짐하고 입맛을 당기는 다양한 먹거리가 차려졌다. LG의 경우 샌드위치 탕수육 라볶이 카레 짜장면 짬뽕 회덮밥 김밥 유부초밥 찌개 등이 나왔다. 두산의 점심 식단은 제육볶음 새우튀김 김치 등 한식 위주였다. 또 선수들의 입맛을 고려해 빵과 샐러드 등도 준비해놓았다. 훈련 상황에따라 도시락 또는 뷔페 형태로 달랐다.

저녁 식사는 고기의 비중이 높았다. 두산은 고기 파티를 했다. 매일 삼겹살 소고기 등이 나왔다. LG도 저녁 식단을 불고기 삼겹살 장어구이 닭갈비 새우튀김 등 고기 위주로 짰다.

자리배치는 따로 없다


LG 선수들이 오전훈련을 마친 뒤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메뉴는 부대찌개, 떡볶이, 스파이시 치킨 등이다. 물론 밥과 김치는 빠질 수 없다.
그럼 선수들이 선호하는 메뉴는 뭘까. LG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입맛이 각양각색인데 그중에서도 라볶이, 육개장, 회덮밥, 상추쌈 같은 지극히 한국적인 메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식사시간의 분위기는 훈련 때와는 조금 다르다. 그 어느 시간 보다 자유롭다. 그렇다고 시끄러울 정도로 웃고 떠들지는 않는다. 별도의 자리 배치는 없고, 식사 차례가 정해져 있지도 않다. 훈련이 먼저 끝나는 순서대로 식당으로 향한다. 복장도 자유롭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훈련이 투수조와 타자로 나눠져 있어 자연스럽게 같은 포지션 선수들끼리 한 테이블에 모이는 경우가 많다. 양상문 LG 감독 옆에는 차명석 수석 코치가 그림자 처럼 붙어 있다. 스태프와 프런트들
'화기애애' LG 양상문 감독과 차명석 코치(왼쪽)가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도 별도의 테이블에 모였다.


외국인 선수들은 어떨까

외국인 선수들도 한 자리에 모일 때가 많다.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 국내 무대 신참일 경우 유경험자에게 물어볼 수 있어 좋다.

외국인 선수들이 한식에 거부감을 바로 나타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수의 선수들이 새로운 문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처음부터 싫다는 인상을 주면 자신의 이미지에 손해가 난다는 걸 알고 있다. 물론 낯선 한식을 바로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구단에서도 이런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한식만 고집하지 않고 대신할 수 있는 먹거리를 항상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도 이제 외국에 많이 소개된 불고기 갈비 잡채 등을 거부감없이 맛있어 한다. LG 소사, 두산 마야, LG 새 외국인 선수 한나한은 낯선 젓가락질을 제법 잘 한다. KIA 넥센을
두산의 마야는 젓가락질이 훌륭하다. 한나한 또한 스시를 좋아해 젓가락질을 할 줄 한다. '오렌지 전도사' 소사는 간식으로 오렌지를 먹고 있다.
거쳐 LG로 온 소사의 경우는 굴비 마니아다. 전라도 음식이라면 얘기만 꺼내도 화색이 돈다.

스시를 즐겨 먹는다는 한나한은 "서울에 가면 좋은 식당이 많다고 들었다. 새로운 한국 음식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글렌데일·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송정헌 기자, 노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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