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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NC 경영권 분쟁, 야구단 미칠 영향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1-27 18:10


'NC 다이노스, 과연 어떻게 될까?'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프로야구계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넥슨은 자사의 주식이 상장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27일 공시를 통해 엔씨소프트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1대 주주이다. 지난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로부터 지분을 인수받아 대주주가 된 이후 이제까지 지분 보유 목적이 '단순투자'라고 밝혔지만, 2년 7개월여만에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게임계 두 '공룡'들의 정면 대결이 엉뚱하게 야구판으로 옮겨온 이유는 NC 다이노스의 모기업이 엔씨소프트이기 때문이다. 넥슨이 경영에 참여할 경우 아무래도 NC 구단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2012년 넥슨이 대주주가 됐을 때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지분 인수 목적이 명확했기에, 엔씨소프트는 경영진의 변화없이 게임개발을 비롯한 회사 운영을 독립적으로 실시해왔다. NC가 2011년 창단된 이후 2군을 포함해 3개 시즌을 무리없이 소화했고, 1군 진입 2년만인 지난해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것은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애정과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NC는 막내구단임에도 불구, 짧은 시간안에 기존 구단에 버금가는 팀으로 성장하며 야구 인기 증폭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10번째 구단인 kt가 창단할 수 있었던 것도 NC 덕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넥슨이 본격적으로 대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나설 경우 변수가 발생한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같은 게임사임에도 불구, 기업문화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성인 취향의 선굵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주로 만들어왔던 게임사다. 매출면에선 넥슨에 1위 자리를 내준지 꽤 됐지만, 게임계의 '맏형' 역할을 자처해왔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프로야구단을 창단, 대기업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게임산업의 위상을 한단계 높인 것은 엔씨소프트였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넥슨은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시리즈,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 취향의 캐주얼 게임을 빅히트시켰다. 특히 넥슨 지주회사인 NXC의 김정주 회장은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 등 인기작을 만든 게임사를 과감한 투자로 인수, 치밀한 운영을 통해 엄청난 매출을 올리며 게임계 M&A의 귀재로 꼽힌다.

엔씨소프트 역시 이날 입장발표를 통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게임 개발 철학, 비즈니스 모델 등이 이질적이어서 이번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 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의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엔씨소프트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고, 더 나아가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반박했을 정도다.


물론 넥슨의 경영참여 범위가 어느정도가 될지, 그리고 이를 엔씨소프트가 얼만큼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임개발과 사업이 첫번째이고 야구단 운영은 아직 큰 관심사는 아니기에 NC 다이노스의 운명을 쉽사리 점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동안 넥슨은 NC 다이노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인수 당시보다 많이 떨어진 이후에는 한 시즌에 300억원 이상 소요되는 야구단 운영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따라서 향후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투자에 넥슨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업 문화만 비교해도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부분은 넥슨이 엔씨소프트보다 훨씬 민감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의 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또 우리는 우리의 길을 원칙대로 걸어가겠다. 야구단 운영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참여 범위와 계획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야구단 운영에 대해서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 없다. 다만 경영참여 선언은 양사의 상호가치가 증가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니 이 연장선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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