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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덕 한화 단장은 지난해말 김성근 감독(73)을 영입한 이유에 대해 "꼴찌에 이골이 났다"고 했다. 2010년대 들어 지난 5년간 4번이나 최하위를 했다. 2009년까지 합하면 6년간 5차례다. 대전구장은 화를 다스리는 참선도장이 됐고, 팬들은 자타공인 '보살팬'으로 불렸다. 마지막 기둥 류현진이 LA다저스로 떠난 뒤 그돈으로 지난해 정근우와 이용규를 FA시장에서 데려왔지만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8팀이 됐든, 9팀이 됐든 맨 밑바닥은 한화였다. 올해는 kt까지 합류해 10팀이 되는데 또 밑장을 깔아주면? 큰 낭패다.
1970년대, 80년대, 90년대까지만해도 어려운 환경을 뚫고 꿈을 이루는 이들이 더 많았다. 그들이 전하는 감동은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그래 나도 한번 도전해 보리라'는 마음을 먹게 했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노력으로 깨기 힘든 사회구조와 경제구조 등은 고착화됐다. 대다수 부유층은 부를 대물림하고, 대다수 가난한 이들은 원치않는 가난을 세습한다. 웃는 1%와 우는 99%는 자본주의의 슬픈 자화상이라는 말도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야구, 스포츠의 공정함이다. 이곳 역시 머니게임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지만 그렇다고 9명이 뛰는 그라운드에 10명이 난입하거나 방망이를 두 자루 쥐고 타석에 들어서진 않는다.
노력해서 안되는 것도 있고, 간절히 바란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 것도 있다지만 이를 뛰어넘는 기적같은 신화, 감동은 스포츠의 전유물이다.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듯한 배영수 권혁 임경완 등의 인간승리도 좋고, 더 강해진 김태균을 보는 일도 설렌다.
아시안컵 축구가 화제다. 27년만의 결승행에는 감동스토리가 많다. 모두가 안된다고 했지만 육군 상병 이정협을 최전방 공격수로 발탁한 슈틸리케 감독의 역발상. 30대 중반의 나이에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차두리, 단짝 이청용의 부상을 훌륭히 메우는 오뚝이 같은 기성용의 기민함까지. 이 모든 것이 우리 사는 세상에선 지극히 보기 힘들다. 역발상은 손가락질 받기 쉽고, 나이들면 능력과 상관없이 퇴물취급 받고, 한번 넘어지면 일어서기 어렵지 않나. 프로야구 개막, 봄이 기다려진다. 스포츠1팀장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