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15년, 게임사들의 IPO 러시 행렬!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1-19 05:57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2015년은 한국 게임산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침체를 거듭했던 온라인게임의 경우 연초부터 신작들의 서비스나 테스트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한창 전성기 때의 수준은 아니지만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최근 몇년간의 하락 트렌드를 확실히 반전시킬만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국내 대형 게임사들과 해외 게임사들간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고되는 가운데 중소게임사들의 힘겨운 살아남기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2015년을 특징지을 또 하나의 트렌드는 다양한 게임사들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사실 게임사들의 IPO는 그동안 온라인게임사들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어지간한 대형 게임사들의 상장이 마무리된데다 IPO 시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이렇다 할 굵직한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 2013년 11월 '애니팡' 시리즈를 만든 선데이토즈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우회 상장, 대박을 치며 주목을 받았고 이어 지난해에는 10월 '쿠키런'을 서비스하는 데브시스터즈, 그리고 11월 '아이러브커피'를 성공시킨 파티게임즈가 연달아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게임주 상장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IT 하드웨어에 대한 시가총액 비중이나 주목도가 떨어지는 반면 소프트웨어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증권사나 투자사들의 시선은 게임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컴투스나 게임빌뿐 아니라 선데이토즈나 파티게임즈 등 주로 모바일게임사들의 주가가 급격한 매출 확대와 관심도에 비례해 급등하면서 모바일게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워진 상황이다. 올해 IPO를 준비하는 게임사는 최대 10여개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최대 IT사로 급부상한 텐센트로부터 무려 5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후 대기업인 CJ E&M으로부터 계열 분리해 독립 게임사로 다시 거듭한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넷마블몬스터, 넷마블엔투, 넷마블넥서스 등 개발 자회사 3곳에 대해 IPO를 본격 진행한다고 밝혔다. 자회사를 먼저 증시에 입성시켜 가치를 높인 다음 모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넷마블몬스터와 넷마블엔투의 상장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을 각각 선정하고 심사청구 등 절차를 밟은 후 빠르면 올 3분기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한다. 또 넷마블넥서스는 2분기에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코스닥 시장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설립 후 PC패키지와 온라인게임을 거친 넷마블몬스터는 2013년 상반기 '다함께퐁퐁퐁'을 히트시킨데 이어 그해 8월 모바일 액션게임 '몬스터 길들이기'로 빅히트를 쳤다. 24주 연속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 일일이용자수(DAU) 120만명 돌파 등 장르 사상 최고의 기록들을 수립하면서 2013년에는 전년보다 8배 이상 증가한 255억원의 매출과 1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출시한지 1년 5개월이 넘었으면서도 여전히 매출 최상위권에 위치하며 수명이 짧다는 모바일게임의 한계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2011년에 설립된 넷마블엔투는 2013년 6월 출시한 '모두의마블'이 대표작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매출 249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이라는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75%에 이른다. 올 1분기에 퍼즐 장르의 모바일 신작을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대작 RPG 출시를 준비중이다. 넷마블넥서스는 인기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를 지난해 3월 출시, 각종 앱마케 최고매출 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과 더불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모바일게임 전문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 그리고 '블레이드 for Kakao'로 지난해 게임대상 대상을 휩쓸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액션스퀘어도 올해 상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액션스퀘어의 증시 입성이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을 검토했지만 최근 게임사 상장 요건이 좋아지면서 일반공모를 통한 직상장을 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액션스퀘어의 상장에 큰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이 회사의 대주주가 네시삼십삼분의 권준모 의장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협업)의 전형을 보여주며 '블레이드'를 빅히트 시켰다. 전문경영인 출신이자 권 의장의 대표적인 인맥인 전 조이맥스 김창근 대표가 액션스퀘어에 합류한 것도 두 회사의 밀접한 관계를 알 수 있다.

텐센트와 라인으로부터 13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네시삼십삼분은 올해 '블레이드'의 글로벌 서비스를 성공시켜 기업가치를 더 올린 후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8일 '영웅 for Kakao'의 개발사인 백승훈 대표의 썸에이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1대 주주에 올라서며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10개 개발사를 상장시키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어 상장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모바일 마케팅과 함께 자체 브랜드 디앱스게임즈를 통해 국내외에 수백종의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는 인크로스는 지난해 12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페이스북을 통해 카지노게임 '더블유카지노'를 서비스하고 있는 더블유게임즈도 올해 국내 상장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증시에 상장을 하면 아무래도 기업운영에 제약은 많아지겠지만, 안정적인 투자 자금 확보에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 필수적인 기업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투명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게임업계에서도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상장 후 안정적으로 주가를 유지시키는 가운데 시가총액을 증가시키기 위해선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된 전략과 비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데브시스터즈는 화려하게 코스닥에 입성했음에도 불구, '쿠키런'를 이을만한 이렇다 할 후속작이 없는 것으로 인해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40% 이상 하락하는 충격을 겪기도 했다.

게임 전문가들은 "적어도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해 매출원이 다각화돼야 성공적인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성공시킬 수 있는 게임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증시의 문을 두드려야 게임업계에 대한 관심과 투자금이 더욱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