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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가 500만2015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수용하기로 함으로써 강정호는 이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협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강정호가 어떤 수준에서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신분이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말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협상 마감시간까지 줄다리기를 했던 사항이 바로 빅리그 신분 보장에 관한 조항이었다. 즉 구단이 임의로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없다는 조항이 류현진에게는 가장 중요했다고 한다. 물론 계약기간과 연봉을 이야기하는데도 시간이 걸렸지만, 기본 조건에 합의한 뒤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조항이 신분에 관한 것이었다. 강정호도 메이저리그 신분 보장은 포기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신분 문제와 비교해 계약기간, 연봉, 인센티브는 상대적으로 쉽게 이야기가 풀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 포스트는 이날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팀과 협상에 나서게 됐는데 양키스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정호와 관련된 사항들을 몇가지 들고 나왔다. 뉴욕 포스트는 우선 '올시즌 KBO에서 38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강정호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연봉 500만~600만달러를 원하고 있다'면서 몸값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뉴욕 포스트는 포지션도 언급했다. 뉴욕 양키스와 메츠가 강정호 영입을 주저한 이유가 바로 포지션 때문이라는 것이다. 뉴욕 포스트는 '양키스와 메츠 뿐만 아니라 몇몇 구단들은 강정호가 2루수 또는 3루수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래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강정호의 유격수 수비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수비 부담이 적은 다른 내야 포지션으로 옮겨 공격에 더욱 치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몇 구단들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강정호와 협상을 벌일 팀도 유격수를 포함해 다른 내야 포지션도 소화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뜻이 된다.
강정호는 지난 21일 "연봉은 중요하지 않다. 꾸준히 기회를 줄 수 있는 팀,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봉, 계약기간, 인센티브, 포지션과는 별도로 메이저리그 신분 보장 조항이 협상 테이블을 가장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