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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 최강 쿠바 선수들의 목숨을 건 탈출이 사라질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선수가 LA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다. 푸이그는 지난 2012년 5월 보트 한 척에 의지한 채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로 망명한 뒤 영주권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을 획득하며 다저스와 계약을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탈출에 관여한 범죄 조직에게 연봉의 일부를 주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혐의를 받은 길베르토 수아레스라는 브로커가 최근 열린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메이저리그의 꿈을 향해 목숨을 걸고 조국 쿠바를 탈출해야 했던 선수들의 모험이 이제 사라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메이저리그사무국(MLB)과 메이저리그선수노조(MLBPA)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MLB는 성명을 통해 "현실적인 논평을 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이 나온 것은 아직 아니지만, 매우 중대한 이 문제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또 전체 구단들이 쿠바 관련 비즈니스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꾸준히 제공할 것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장 쿠바 선수들이 손쉽게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양국간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에 관한 협상이 진행되려면 아직도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쿠바 출신 선수들의 에이전트를 오랫동안 맡았던 제이미 토레스는 이날 ESPN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뒤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바랐는데, 비로소 소원이 이뤄졌다"면서도 "그러나 메이저리그에 어떤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당장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MLB와 MLBPA의 성명을 들었는데, 그들이 어떤 식으로 접근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간 국교 정상화가 전력 이뤄지게 됨에 따라 향후 메이저리그 선수 공급 시장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등과 비교해 선수층이 훨씬 넓은 쿠바 야구가 메이저리그의 주요 선수 공급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