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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선수 새판 짜기를 확실히 마무리할 수 있을까.
레일리의 경우, 이종운 감독이 도미니카공화국 출장에서 직접 보고 점찍은 선수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롯데 구단이 오래 전부터 지켜봐온 선수다. 롯데 관계자는 "2012년부터 린드블럼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단, 워낙 이름값이 있는 투수고 메이저리그에서 어느정도 활약을 하고 있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선수 본인도 메이저리그의 꿈을 놓고 한국행을 선택할 수 없었다. 다만, 계속되는 방출과 이적에 이제는 어느정도 마음을 정리할 시점이었고 롯데가 적시에 접근을 했다.
이 감독도 구단의 설명에 린드블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고, 투구 영상을 본 후 OK 사인을 내렸다고 한다. 오랜 시간 지켜봐왔기에, 실력과 구위에 대한 의문 부호는 구단 내부적으로 달리지 않는다. 일단, 롯데 유니폼만 입히면 모두가 기대하는 이상의 활약을 해줄 것으로 보고있다.
27세의 어린 나이인데, 투수로서 메이저리그에서만 110경기에 나섰다. 경험의 측면 만큼은 확실히 보장이 된다. 어깨도 싱싱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2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먼저, 보직이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110경기 중, 선발로는 단 6경기에 나섰고 대부분 불펜에서 활약했다. 따라서 "불펜 투수가 선발 전환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얘기가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 롯데의 설명에 따르면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2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소식이던 2013 시즌 모두 선발 준비를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던지다, 빅리그에 올라오면 불펜 대기였다. 대부분의 선발 유망주들이 거치는 코스. 그리고 빅리그 불펜 시절에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선발로 나서면 커브, 체인지업을 추가로 던진다. 직구 최고구속도 불펜에서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린다면 선발 때는 140km 중반대를 형성한다. 본인이 보직에 맞게 투구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다. 체력, 구위 측면에서 당장 선발로 나서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올해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경기에는 딱 1경기에 나왔다. 트리플A 경기에서도 17경기에만 등판했다. 롯데 관계자는 "올시즌 도중 타구에 발목을 강타당하는 부상 때문에 공백기가 있었다"라고 말하며 "현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남은 문제는 이적료?
선수 개인과 구단과의 합의는 모두 마쳤다. 비슷한 경력을 가진 선수들의 몸값 정도를 예상하면 된다. LG 트윈스가 2012년 빅리그 11승을 거둔 투수 루카스 하렐을 총액 90만달러에 데려왔다. 프로야구 한 관계자는 "어느정도 빅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는 100만달러 가까이 써야하는게 시장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한국팀들이 데려올 수 있는 최고 수준 선수로 보면 된다.
문제는 이적료다. 현재 린드블럼의 소유권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갖고있다. 오클랜드에서 방출된 선수를 잽싸게 피츠버그가 채갔다. 롯데가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다만, 협상 상대가 피츠버그라는게 조금 부담스럽다. 피츠버그는 LG와 협상을 하던 레다메스 리즈를 영입한 구단. 항간에는 리즈의 영입으로 린드블럼이 자리를 잃었다고도 알려져있다. 어찌됐든, 피츠버그는 한국 프로팀들의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 대해 잘 꿰뚫고 있다. 린드블럼에 올인한 롯데가 얼마나 애가 탈지 알기에, 이적료를 높게 요구하는 장난(?)을 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롯데가 말하는 "선수와의 합의는 끝났는데, 피츠버그와 조율할 부분이 남아있다"라는게 바로 이 문제다.
그렇다고 롯데도 피츠버그가 달라는 돈을 무턱대고 다 줄 수 없다. 최대한 이적료를 낮춰야 한다. 한마디로 '밀당'중이다. 물론, 이 '밀당'의 주도권은 피츠버그가 쥐고 있어 롯데는 머리가 아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