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포스팅 금액이다. 처음부터 좋은 대접을 받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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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금액을 적어낸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의 독점 교섭권을 가져갔다. 좌완 선발이 필요한 샌디에이고의 사정과 맞물려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김광현에게 지불할 비용이 너무 적었다. 샌디에이고는 윈터미팅에서도 타선 보강에 집중했고, 결국 LA 다저스의 간판 타자 맷 켐프가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누가 봐도 김광현보다 다른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이다. 또한 일본과 한국의 포스팅 역사를 살펴볼 때, 계약 규모는 포스팅 금액으로 결정되기 마련이다. 구단들은 선수의 영입 비용 중 절반 가량을 이적료인 포스팅 금액으로 써내고, 나머지를 선수의 몫으로 두기 마련이다.
200만달러라는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였을 때부터, 구단 측이 생각하는 김광현의 계약 규모는 200만달러 주위를 맴돌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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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에 따르면, 프렐러 단장과 김광현의 에이전트인 멜빈 로만은 위?Ⅹ鉗 기간 최소 두 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단과 에이전트 사이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구단 측은 지난주 김광현을 미국으로 초청해 메디컬 테스르를 진행하고, 구단 관계자들과 김광현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프렐러 단장은 계약이 임박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메이저리그 진출 좌절이었다.
현지에서 협상 결렬의 이유로 '돈' 혹은 '계약기간'을 꼽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둘을 포함한 세부조건에서 김광현에게 절대 유리한 조건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U-T 샌디에이고에선 김광현을 위해 40인 로스터를 비울 수 없었다고 전했다. 꽉 찬 40인 로스터를 정리하지 않으면, 김광현과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 샌디에이고에서 김광현을 바라보는 정확한 지점이다. 또한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의 단조로운 구종으로 인해 선발보다는 불펜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포스팅 이후 반전은 없다. 그때부터 선수의 가치는 결정돼 있기 마련이다. 만약 김광현이 샌디에이고의 확실한 '전력보강 카드'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