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화끈한' 연봉 인상, 이제 고민거리가 생겼다. 수직상승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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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올시즌 '1호 계약'은 서건창이었다. 9300만원에서 222.6%가 오른 3억원. 단숨에 억대 연봉을 넘어 고액 연봉자 반열에 올라섰다. 팀의 리드오프로 전경기에 출전해 한 시즌 최다이자 역대 최초 201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최다안타-득점 부문 3관왕에 오른 서건창. 지금껏 화끈하게 쐈던 히어로즈의 전례를 비춰봤을 때, 대폭 인상은 충분히 예견돼 있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하지만 이제부터 넥센의 고민이 시작된다. 매년 수직상승시켜준 주전급들의 연봉이 걱정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중인 강정호(연봉 4억2000만원)은 논외로 치더라도, 팀내 연봉 2위인 박병호(5억원)와 3위 손승락(4억3000만원)의 연봉 인상률을 두고 머리를 싸매야 한다.
손승락은 2010년 말 35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271.4% 오르며 구단 최고 연봉 인상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1억8000만원-2억6000만원-4억3000만원으로 꾸준히 연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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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도 32세이브를 올리며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세이브 상황이 아닌 팀이 원할 때마다 등판하는 희생정신을 보였다. 두 명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연봉 인상 대상자다.
하지만 그 폭이 문제다. 이전에는 연봉이 적어 대폭 인상안을 제시할 수 있었지만, 이젠 두 명 모두 손꼽히는 고액 연봉자가 됐다. 특히 박병호는 FA(자유계약선수)와 해외 유턴파들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손승락도 박병호 뒤를 따르는 수준이다.
예년 만큼의 인상안을 제시하자니, FA 선수들보다 더 큰 연봉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동안 보여준 '상징성'을 놓치기도 아쉽다. 선수의 눈높이도 올라가 있을 것이다.
넥센 구단 관계자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동안 선수가 원하는 금액을 미리 제시해온 전례를 비춰보면, 협상은 의외로 순조롭게 풀릴 지도 모른다.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처음 '시험대'에 오른 넥센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