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서건창(25)이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우뚝섰다.
이번 MVP 경쟁은 워낙 엄청난 성적을 올린 넥센의 빅4(서건창 박병호 강정호 밴헤켄)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였다. 서건창은 타율 3할7푼, 201안타, 135득점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사상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했고, 역대 최다 득점기록도 세웠다. 박병호는 52홈런, 124타점을 기록해 지난 2003년 이승엽(삼성) 심정수(현대) 이후 11년만에 50홈런을 넘긴 선수가 됐다. 타율 3할5푼6리에 40홈런, 117타점을 올린 강정호는 장타율 7할3푼9리로 장타율 1위에 올랐고 유격수로는 최초로 40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넥센의 에이스인 밴헤켄은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리오스(두산)이후 7년만에 다시 나온 20승 투수였다. 여기에 평균자책점(3.18)과 탈삼진(180개) 1위였던 삼성 라이온즈의 밴덴헐크까지 5명의 후보가 나왔다.
누가 받더라도 이유가 있는 상황이었지만 사상 최초로 200안타를 친 서건창에게 표가 몰렸다.
서건창은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꼽힐만하다. 광주일고를 졸업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서건창은 2008년 LG 트윈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1군에 딱 1경기 출전하고 방출. 경찰 야구단에 지원했지만 떨어지면서 2009년 현역으로 육군에 입대했다. 제대한 뒤 2011년말 다시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하며 그의 야구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성공에 대한 절실함은 훈련으로 나타났고 그는 2012시즌 2루수 백업 요원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행운도 따랐다. 주전 2루수 김민성이 개막을 앞두고 부상당하며 그에게 기회가 온 것. 그해 타율 2할6푼6리에 115안타, 39도루를 기록한 서건창은 신인왕에 오르며 깜짝 스타가 됐다. 지난해 부상으로 86경기밖에 뛰지 못했던 서건창은 올해 더욱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무도 넘지 못했던 200안타 고지를 넘기며 최고의 안타 제조기로 우뚝 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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