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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양현종 쓴다고 욕을 얼마나 먹었는지…."
선수 육성, 그리고 내년 시즌 구상으로 바쁘고 머리가 아픈 조 감독이지만 제자의 기쁜 소식에는 함박 웃음을 지었다. 양현종은 조 감독이 KIA 감독으로 일하던 시절 발굴해낸 선수. 사실상 양현종이 지금의 도전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준 은사나 다름 없다. 조 감독은 배터리코치로 활약하던 2007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양현종을 눈여겨봤고, 감독이 된 2008시즌 미완의 대기이던 양현종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2008 시즌 성적이 48경기 등판 5패 5홀드 평균자책점 5.83. 조 감독은 당시를 돌이키며 "처음 봤을 때부터 성공할 투수라고 생각했다. 공이 정말 좋았다. 단지 제구가 안좋았다. 그 때 스트라이크도 못던지는 투수를 넣는다고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조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양현종은 이듬해 선발로 자리를 잡아 12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3.15로 수준급 활약이었다. 조 감독은 "2008 시즌이 끝날 무렵, 9월부터 선발로 준비를 시켰다"라고 했다. 결국, 여러 선수의 활약이 있었지만 양현종의 활약이 있었기에 KIA와 조 감독은 2009년 우승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양현종을 키운 경험을 통해 kt의 젊은 투수들을 더 강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kt는 박세웅 심재민 주 권 엄상백 등 신예 선발투수들이 내년 시즌 1군 무대에서 활약해줘야 한다. 하지만 조급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조 감독은 "고졸 투수들이 곧바로 프로에서 풀타임 선발로 던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며 "최소 2~3년의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당시 양현종도 1주일에 1번씩만 등판시키는 로테이션을 지켜줬다"라고 했다. 안그래도 아마추어 시절 혹사 등으로 무리한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더 많이, 그것도 더 세게 던진다면 금방 탈이 날 게 분명하다. 때문에 kt 선수들은 조 감독의 배려 속에서 내년 시즌은 어느정도 여유를 갖고 실전 무대에 등판할 예정이다.
조 감독은 마지막으로 "그런데 양현종이 전화 한 통도 안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제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