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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 이후 과정이 순탄하게 풀린다. KIA와 양현종 모두 고개를 끄덕일 만한 포스팅 금액이 제시됐고, 이후 입단 협상도 잘 진행돼 양현종이 미국으로 떠난다. 새로운 도전의 무대가 열리는 날. 하지만 동시에 이날은 KIA가 또 다시 에이스를 잃은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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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영수는 삼성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위력은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삼성으로서는 배영수를 다른 팀으로 보내는 건 상상도 못할 시나리오다. '통합 4연패'를 거둔 삼성이 이런 자기 선수들을 놓칠 리 없다. KIA가 이들을 빼오려면 어마어마한 출혈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두 번째 방안은 내부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양현종이 떠난 상황에서 그 자리를 메워줄 만한 힘을 안에서 찾는 것이다. 일단 외국인 투수 영입에 그 어느 때보다 힘을 기울여야 한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내년 성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는 송은범과 김진우의 투톱 시스템을 견고히 하는 것이다. 이 역시 일단 송은범을 잔류시킨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김진우가 제 기량을 되찾아줘야 하는 조건도 있다. 김진우는 구위만으로는 국내 최고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는 부상의 악재가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최근 간단한 수술을 받았는데, 재활을 착실히 진행한다면 내년 시즌 초반부터도 정상등판이 가능하다. 이건 김기태 감독과 조계현 수석코치의 몫이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내부 역량을 얼마가 강하게 만드느냐가 포스트 양현종 대책의 핵심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