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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승2패 삼성의 우위. 넥센은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특히 3, 5차전은 뼈아팠다.
더욱 불안한 쪽은 넥센이었다. 류 감독은 잠실 야구장의 상태 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강정호와 서건창의 내야수비는 수준급이다. 하지만 이미 둘은 실책을 저질렀던 상태였다. 수비 기능의 문제라기보다 한국시리즈라는 특수성이 가져온 결과. 결국은 5차전이 패한 뒤 염 감독이 말했던 "경험의 차이"다.
즉, 넥센은 내야수비 불안이라는 시한폭탄과 함께 너무나 한정적인 필승계투조밖에 쓸 수 없는 상황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이 패배 과정에서 모두 드러난 셈이다.
그렇다면 삼성은 그런 약점이 없을까. 마무리 임창용을 보자. 시즌 막판 현저하게 떨어진 구위로 여러차례 블론세이브를 했던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구위를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3차전 9회에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의 정확한 위력은 알 수 없다. 절체절명의 1점 차 승부에서 등판했을 때, 그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 입장에서는 마무리 임창용은 여전히 의문부호로 남아있다.
삼성 타선은 매우 좋지 않다. 넥센의 투수들의 역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삼성 타선은 많이 약하다. 특히 하위타선은 쉬어가는 경우가 많다. 5차전 9번 김상수가 2안타를 기록했지만, 그렇다. 손가락 부상으로 타격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박해민을 7번 타자 자리에 넣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견수 수비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석민의 끝없는 부진에도 기용할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야구'를 한다. 때문에 투수력이 매우 중요하다.
오승환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삼성 필승계투조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안지만이다. 하지만 차우찬 권 혁 심창민 등은 1점 승부에서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롱 릴리프와 필승계투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차우찬은 1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현 시점에서 냉정하게 평가하면 삼성의 필승계투조는 넥센보다 양은 풍부하지만, 질에서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두 팀의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 넥센은 이미 드러났고, 삼성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넥센이 삼성의 숨어있는 약점을 공략할 수 있을 지, 삼성이 또다시 넥센의 아픈 부위를 건드릴 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는 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