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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 수비 싸움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요."
그런데 류 감독의 예언이 완전히 적중했다. 정말 치열하던 양팀의 5차전은 9회말 넥센 유격수 강정호의 수비 실책 하나로 갈렸다. 1-0으로 앞서던 넥센은 9회말 1사까지 잘 잡았지만, 강정호가 나바로의 쉬운 땅볼 타구를 놓쳐 출루를 허용하며 역전 끝내기 안타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강정호는 이날 경기 5회에도 땅볼 바운드를 잘 맞추지 못해 상대에 기회를 내줬었다. 반면, 삼성 내야수들은 큰 실수 없이 이날 내야 땅볼 타구들을 처리했다.
류 감독만 예언을 적중시킨게 아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날카로운 경기 전 분석을 했다. 다만, 결과가 자신이 이끄는 팀, 넥센에 비수로 꽂혔다는게 아팠다. 염 감독은 경기 전 "상대 타선 중 나바로와 최형우를 조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홈런쇼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나바로야 그렇다 치지만, 최형우의 경우 5차전 전까지 17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고 해도 정규시즌만큼의 압도적인 위압감은 주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래도 팀 간판타자의 한방은 중요할 때 터지는 법. 염 감독의 걱정은 결국 악몽으로 다가오고 말았다.
염 감독의 말대로라면 시리즈 전체를 봤을 때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과 다름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