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대형 유격수다.
강정호의 안정적이지 못한 수비력은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이 될 공산이 컸다. 특히 1점 승부에서는 더욱 더 그 위험성은 커진다.
7일 목동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불안감이 현실에서 드러났다. 1-0으로 앞선 넥센은 8회 동점을 허용했다. 그 과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나 중요했던 5차전. 경험이 부족하고 투수진이 얇은 넥센 입장에서 5차전은 꼭 잡아야 할 경기였다.
순조로웠다. 1-0으로 앞선 상황. 8회 무사 만루 위기를 마무리 손승락이 실점없이 넘기며 넥센은 심리적 우위를 점했다. 분위기는 완벽히 넥센 편이었다. 강정호는 5회 나바로의 병살타구를 한 차례 더듬으며 병살에 실패했다. 그러나 5회는 무실점으로 넘어갔다. 9회 스피드가 뛰어난 선두타자 김상수가 유격수 앞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친 뒤 전력질주했다. 강정호는 멋진 수비로 1루 아웃을 시켰다.
넥센의 팀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하지만 여기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나바로의 타구는 유격수 옆으로 흐르는 평범한 타구였다. 하지만 강정호는 포구에 실패하며 뼈아픈 수비미스를 기록했다.
안정감이 부족한 강정호의 수비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넥센 입장에서는 꼭 잡아야 할 타구였다. 분위기가 급격히 전환됐다. 마무리 손승락은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채태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최형우에게 너무나 뼈아픈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야구에서 가정법은 필요없다. 하지만 강정호가 나바로의 타구를 처리했다면, 넥센이 무난히 5차전을 승리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확률을 높였을 것이다.
결국 강정호의 수비미스는 3차전 뿐만 아니라 5차전에도 결정적인 수비 미스를 범했다. 넥센은 결국 벼랑 끝에 섰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철저한 계산으로 이번 한국시리즈를 이끌어왔다. 강정호의 수비 실수도 머릿속에 있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파장은 너무나 컸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