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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시즌을 두고 '염경엽 시리즈'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불페진 운영 역시 염 감독의 생각대로 풀려가고 있다. 밴헤켄에 이어 등판한 투수는 조상우였다. 조상우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염 감독은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날 조상우의 한계 투구수는 25~30개였다. 염 감독은 조상우가 이닝과 상관없이 한계 투구수 이내에서 막아주기를 바랐다. 조상우는 2이닝 동안 6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구원승을 따냈다. 투구수는 정확히 25개였다. 조상우가 7~8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은 덕분에 마무리 손승락이 4-2로 앞선 9회 등판해 부담없이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밴헤켄이 4차전 등판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조상우는 투구수 25개를 생각하고 올렸는데 2이닝을 잘 막아줬고, 손승락 역시 큰 무리없이 잘 던져줬다"며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인 투수진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택근이 7번으로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로티노가 2번을 맡게 됐다. 로티노는 3회초 선두 서건창이 우중간 3루타로 기회를 만들자 밴덴헐크의 142㎞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날리며 선취점을 뽑아냈다. 결과론이지만 넥센은 로티노의 선취 타점을 바탕으로 기선을 제압하면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
염 감독은 5차전까지 밴헤켄과 소사를 두 번씩 등판시키기로 했다. 또 불펜진도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을 상황에 따라 순서를 바꿔가며 기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새롭게 엔트리에 합류한 투수 문성현도 롱릴리프로 요긴하게 사용하기로 했다. 모든 시나리오를 이미 정해뒀다는 이야기다. 첫 경기가 뜻대로 풀린 만큼 나머지 한국시리즈도 염 감독의 뜻대로 진행될 지 지켜볼 일이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