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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염경엽 뜻대로 진행되는 KS, 탄력 받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11-05 12:35


4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넥센의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펼쳐질 예정인 가운데 넥센 염경엽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04/

이번 포스트시즌을 두고 '염경엽 시리즈'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모든 것이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의 뜻대로 진행되고 있다. 넥센은 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강정호의 홈런을 앞세워 4대2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첫 경기를 이긴 팀이 우승할 확률은 역사적 통계상 77.4%이다. 넥센이 창단 후 처음으로 왕좌에 오를 공산이 더욱 커진 셈이다.

염 감독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선발 로테이션이었다. 이날 1차전 선발은 정규시즌에서 20승을 올린 밴헤켄. 염 감독의 계획에 따르면 밴헤켄은 4차전 선발로도 내정돼 있다. 즉 3일 휴식 후 등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1차전에서 밴헤켄의 투구수를 100개 이내로 제한을 했다. 염 감독이 생각했던 밴헤켄의 1차전 성적의 이상적인 형태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투구수 100개 이내에서 하는 것이었다. 실제 밴헤켄은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면서 2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성 선발 밴덴헐크와 치열한 투수전을 펼치느라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다음 경기인 4차전 등판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불페진 운영 역시 염 감독의 생각대로 풀려가고 있다. 밴헤켄에 이어 등판한 투수는 조상우였다. 조상우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염 감독은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날 조상우의 한계 투구수는 25~30개였다. 염 감독은 조상우가 이닝과 상관없이 한계 투구수 이내에서 막아주기를 바랐다. 조상우는 2이닝 동안 6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구원승을 따냈다. 투구수는 정확히 25개였다. 조상우가 7~8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은 덕분에 마무리 손승락이 4-2로 앞선 9회 등판해 부담없이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밴헤켄이 4차전 등판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조상우는 투구수 25개를 생각하고 올렸는데 2이닝을 잘 막아줬고, 손승락 역시 큰 무리없이 잘 던져줬다"며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인 투수진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이날도 넥센은 이택근을 7번 타순에 기용했다. 플레이오프 3,4차전 승리 때 사용한 타순을 그대로 꺼내들었다. 이태근을 하위타순으로 옮긴 것은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것. 염 감독은 "이택근과 같은 베테랑을 하위타순으로 기용할 때는 그만큼 위험도 따르고 어려움이 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이택근과 2시간 동안 면담을 하면서 이해를 시켰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이택근이 잘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택근이 7번으로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로티노가 2번을 맡게 됐다. 로티노는 3회초 선두 서건창이 우중간 3루타로 기회를 만들자 밴덴헐크의 142㎞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날리며 선취점을 뽑아냈다. 결과론이지만 넥센은 로티노의 선취 타점을 바탕으로 기선을 제압하면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

염 감독은 5차전까지 밴헤켄과 소사를 두 번씩 등판시키기로 했다. 또 불펜진도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을 상황에 따라 순서를 바꿔가며 기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새롭게 엔트리에 합류한 투수 문성현도 롱릴리프로 요긴하게 사용하기로 했다. 모든 시나리오를 이미 정해뒀다는 이야기다. 첫 경기가 뜻대로 풀린 만큼 나머지 한국시리즈도 염 감독의 뜻대로 진행될 지 지켜볼 일이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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