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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마무리 오승환의 '가을 DNA'는 무대를 옮겨 일본에서도 살아 있었다.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재팬시리즈에 진출한 타이거즈. 마무리 오승환을 빼놓고 얘기를 할 수가 없다. 지난 해에 특급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가 시카고 컵스로 떠나면서 한신은 마무리 공백에 크게 흔들렸다. 후지카와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오승환을 영입해 뒷문을 맡긴 한신의 결정은 맞아 떨어졌다. 정규시즌에 39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1위에 오른 오승환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오승환은 히로시마 카프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2경기, 파이널스테이지 요미우리전 4경기에서 모두 등판했다. 포스트 시즌 6경기, 전게임에 연속으로 등판해 4세이브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8⅓이닝 동안 2실점에 평균자책점 2.16. 18일 8-2로 크게 앞선 8회 2사 이후에 출전해 1점 홈런 2개를 내주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올라갔지만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오승환에게 파이널스테이지 MVP가 돌아간 이유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오승환이 일본 지인에게 부탁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산소 캡슐을 숙소소 방에 설치하고 하루 3시간씩 들어가 있었다고 했다. 산소 캡슐이 오승환 연투의 조연이었던 셈이다.
사실 파이널스테이지 시작 전에 걱정의 시선도 있었다. 오승환은 정규시즌 요미우리전 11경기에서 등판해 1패5세이브2홀드를 기록했는데, 평균자책점이 3.48였다. 센트럴리그 상대 5개팀 중에서 가장 안 좋았다. 피홈런도 2개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자이언츠에 4연패의 굴욕을 안겼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