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3일 동안 SBS스포츠의 프로야구 중계현장에 일본 프로야구의 니혼햄 파이터스의 직원과 니혼햄 중계를 담당하는 방송관계자 13명이 찾아왔다. 이번 방문은 니혼햄 측의 "한층 더 세련되고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중계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요청에 SBS스포츠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실현됐다.
그들은 한국의 중계현장을 보고 일본과 크게 두 가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장비다. 니혼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카메라 수가 7~8대 정도이고, 지상파에서는 여기에 2∼3대를 추가하는데, 한국은 항상 13대로 운영하고 있다"며 장비의 사용법도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일본은 경기 상황을 전하려고 주자나 수비위치를 알려주는 전체적인 화면이 많은데, 한국은 대결에 포커스를 맞춘 영상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
니혼햄이 제작한 중계영상을 SBS스포츠의 PD가 보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 영상은 지난 8월의 경기였는데, 영상을 본 PD는 "제가 2006년 요미우리 이승엽 선수의 경기를 봤을 때와 별 차이가 없고 심심한 느낌입니다. 또 선수의 샷이 없어 팀 내에서 누가 스타 선수인지도 모르겠어요"라고 첫 인상을 솔직하게 말했다.
그 말은 들은 니혼햄 직원은 "사실 자존심이 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PD의 한 마디를 시작으로 서로의 의견이 활발히 개진되고 가치있는 교류의 시간이 됐다.
이번 한국 방문을 기획한 니혼햄의 사업 통합 부본부장은 "국내에만 있으면 자기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합니다. 또 메이저리그를 참고하려면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받아 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비슷한 감각을 갖고 있는 한국을 보는 것이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자극이 돼 영상개혁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합니다"고 말했다.
니혼햄은 향후 중계부문에 대해 한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꼈던 장비나 인력에 대해 투자를 할 생각이다. 한국에서 자극을 받은 결과가 앞으로 니혼햄 중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