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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그 기반에는 무4사구가 깔려있다. 앞으로도 좋은 투구를 펼칠 것이라는 보증 수표와 같다.
하지만 지난 19일 넥센 히어로즈전 승리가 류제국에게 반전의 발판이 됐다. 류제국은 5이닝 5실점(4자책점) 했지만 어찌 됐든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다. 7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 후 약 1달 만에 거둔 승리.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게 숨어있었다. 무4사구 경기를 했다는 점이다. 넥센전 전까지 21경기에 선발등판했는데, 무4사구 경기를 한 것은 7월 10일 두산전 딱 한 차례 뿐이었다. 너무 잘던지려다보니 코너워크에 너무 신경을 썼고, 도망가는 피칭을 하기에 바빴다. 그러다 밸런스가 완전히 흐트러졌다.
그 자신감이 두산전으로 이어졌다. 직구를 자신있게 찔렀다. 그리고 주무기 커브를 통해 상대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제국의 직구는 깨끗하지 않다. 투심 패스트볼과 같이 공 끝 변화가 심하다. 때문에 가운데 던지더라도 상대 범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금껏 본인이 자신의 공을 믿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완벽히 자신의 공을 믿게 됐다. 투구 밸런스도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도 두산전과 같은 투구를 충분히 기대해볼 만 하다.
잘치는 타자도 10번 중에 3번 안타를 친다. 10개 중 2개 안타를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더 많다. 가운데에 자신있게 공을 던진다 해도 투수가 이길 확률이 더 높다는 뜻이다. 여기에 구위까지 살아있다면 타자가 안타를 만들어낼 확률을 더 떨어진다. 류제국은 아주 단순한 이치를 깨달았다. 아쉬움이 남겠지만 남은 정규시즌을 최선을 다해 치러야 한다. LG는 이후 더 중요한 경기를 치를지 모르고, 그 때는 류제국이 선봉에 서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