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만에 시즌 두번째 4연패. 하지만 이번엔 다소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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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연패는 팀을 강하게 뒤흔드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8월이 시작됨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터져나왔다. 우선 순항하던 선발진이 암초에 부딪혔다. 이중에서도 우천 노게임선언된 3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이 컸다.
여론도 등을 돌렸다. 찰리는 제재금 2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받았으나, 출전정지 징계를 받지 않았다. 구단에서도 2군행이나 자체 출전정지 없이 벌금 5000달러만을 부과했다. 급속도로 차가워진 여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한 차례 외풍이 휩쓸고 간 자리. 이번엔 팀의 주춧돌 하나를 잃었다. 5일 부산 롯데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던 손시헌이 포수 강민호에게 깔려 무릎 부상을 입었다. 오른쪽 무릎 내측인대 부분 파열로 재활에 최소 4주에서 최대 6주가 소요되는 큰 부상. 사실상 아시안게임으로 정규시즌이 중단되는 9월 중순까지 돌아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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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사건이 외풍이었다면, 손시헌의 이탈은 선수단 내부를 동요시킬 수 있는 '치명상'이었다. 손시헌은 NC에서 생갭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다. 외야의 이종욱과 함께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돼 지난해 불안했던 NC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1년만에 NC의 수비력이 급상승한 데는 손시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경험이 부족한 2루수 박민우와 1루수 테임즈가 쉽게 적응하고 있는 부분 역시 손시헌의 존재감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찰리의 등판 강행, 조급해진 NC
4연패 과정을 보면, NC의 강점인 선발야구가 실종됐다. 그렇다고 불펜진이 잘 한 것도 아니다. 에릭이 6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던 7일 창원 LG전에서는 중간계투진이 승리를 날렸다. 전체적으로 마운드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지난 9일 창원 SK전에서는 연패를 끊기 위해 찰리의 등판을 강행했다. 욕설 파동 이전 NC의 굳건한 에이스,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던 찰리는 연패를 끊어줄 카드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찰리는 5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12안타를 얻어 맞고 9실점(8자책)했다. 지난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이래 최다 자책점이자, 최다 피안타 기록. 선발 찰리가 무너지면서 NC 타자들은 5회까지 6득점을 올리고도 6대9로 패하고 말았다. 찰리의 초반 9실점은 극복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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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력분석이 언제나 통하는 건 아니다. 찰리 본인 스스로 멘탈이 흔들렸다고 보는 게 맞다. 2회 3실점은 유격수 지석훈의 실책 이후 나왔다. 실점이 쌓여갈수록 자포자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사실 NC 입장에서도 찰리의 등판은 고민되는 부분이었다. 출전정지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온 건 아니지만, 이미 여론의 질타를 받은 상황에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하지만 선발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러주는 것보다 못한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이미 찰리는 에이스가 아닌, 멘탈이 무너진 외국인선수의 모습이었다. 5회 두번째 홈런을 맞은 뒤에는 타자 머리 위로 직구를 던져 경고를 받기도 했다. 실망스런 모습의 연속이었다.
이재학과 찰리, 팀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투수들이 연달아 무너졌다. 타자들도 조급했던 건 마찬가지다. 8일 LG전에서 성급한 주루플레이로 주루사를 당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악재가 쏟아지자 "그동안 기대 이상을 잘 해줘 승수를 쌓아놓았다. 저축해 놓은 걸 쓸 때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9일 현재 NC는 52승42패로 여전히 승패차 '+10'이다. 4위 롯데와의 승차도 6,5게임차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순리대로 돌파해야 한다. 괜히 서두를 필요가 없다. 김 감독의 말대로 여전히 NC는 벌어둔 승수가 많다. 조급증을 버려야 가을 야구도 가능하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