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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전이라고 생각 안 해요."
웨스턴리그 3루수 부문 1위에 오른 올스타전 투표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스턴리그 3루수로 선발된 박석민에 이어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했다. 팬과 선수단 투표 모두 마찬가지였다.
모창민은 전반기 NC 돌풍의 한 축이었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의 중심타선의 뒤에 나와 하위타선까지 찬스를 이어줬다. 3~5번타자에 이어 팀 내에서 홈런과 타점 4위에 오르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하지만 모창민은 모든 야구인들이 주목하는 인재였다. 어느 팀에서든 주전 자리만 주면, 충분히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다고 봤다. 성균관대 시절부터 재능은 물론, 성실함까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NC의 특별지명이 그의 야구 인생을 확 바꿔놨다. 군제대 후 1군에 복귀했다 보호선수 20인 명단에 들지 못해 NC의 부름을 받았고, 본격적인 주전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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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지난해엔 타율 2할7푼6리 12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2% 부족한 성적이었다. 3할대 타율을 바라봤지만, 여름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타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대신 풀타임 주전으로 컨디션을 관리하는 법을 깨달았다.
2년차인 올시즌은 확 달라진 모습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아직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형들이 주전을 3년은 해야 안다고 하더라. 지금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해버리면, 긴장을 늦추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모창민은 두터워진 팀의 선수층을 얘기했다. 그는 "우리 팀은 확실히 선수들이 보강됐다. 지난해 주전들이 벤치로 간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내가 안 좋으면, 밑에서 치고 올라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모창민은 인터뷰를 하면서 "주전으로 뛰면서 못해도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생겼다. 오늘 못 해도 내일 잘 하면 된다는 게 정말 크다"고 밝힌 바 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그는 "늘 하던대로 하고 있다. 작년에 '내일이 있다'는 걸 느꼈다면, 올해는 계속 나가다 보니 그라운드에서 여유가 더 생긴 건 사실"이라며 웃었다.
올스타전에서도 모창민의 여유는 돋보였다. 프로 7년차 시즌에 처음 올스타로 선발된 그는 고향 광주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입담과 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경기 전 팬 사인회 때부터 "원하는 건 다 해드립니다"며 여성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모창민은 올스타전 생애 첫 타석에선 초구에 홈런을 때려냈다. 올스타전 첫 타석, 초구 홈런은 지난 2000년 한화 송지만(현 넥센 히어로즈) 이후 14년만에 처음 나온 기록이다. 역대 2호 진기록이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