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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러시백 피치(brushback pitch)'
하루가 지난 10일 이태양은 "어제 할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꾸중은 안하셨고 그런 날도 있다고 격려해 주셨다. 나도 잠은 아주 잘 잤다"며 평소대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태양의 성장을 돕고 있는 정민철 투수코치는 어떻게 봤을까. 정 코치는 "그런 날도 있다. 1년에 25번 이상 선발로 나가면 3~4번 정도는 대량 실점할 수 있다"며 "태양이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잘 던지는데, 좋지 않은 날에는 힘으로만 던지려고 하는 습관이 있어 나쁜 결과가 나온다.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이태양은 휴식일에 따라 투구수가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할 때 4일 휴식후 등판이 1번, 5일 휴식후 등판이 4번, 7일 휴식후 등판이 1번이었다. 이 기간 경기당 평균 투구수는 114.3개였다.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25개까지 던졌다.
정 코치는 "태양이는 한계 투구수가 110개 이상이다. 주로 5일을 쉬고 나오지만, 4일을 쉬어도 투구수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 "다만 위기 상황에서 여유를 가지고 조절을 해야하는데 너무 (스트라이크)존 위주로만 던지려고 한다. 어제도 공이 높았고, 존을 공략하는 공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정 코치는 이어 "가끔 위협구를 던지면 상대 타자가 '저 투수가 날 의식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어차피 공은 투수가 가지고 있고, 투수에 의해 경기가 진행된다. 몸을 맞히라는게 아니라 위협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코치는 자신의 선수 시절 일화도 소개했다. 박정태 양준혁 이병규 홍성흔을 상대할 때 가끔 위협구를 던져 기를 제압했다고 한다. 정 코치는 "준혁이형이나 성흔이는 액션이 크지 않았나. 그럴 때면 가끔 몸쪽으로 바짝 공을 붙여서 위협을 주곤 했다. 그러고 나면 잘 치지 못했다"면서 "투수는 착하게만 던질 필요는 없다. 타자에게 두려움과 혼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양은 오는 15일 인천 SK전을 마지막으로 전반기 등판을 마무리한 뒤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참가한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