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의 새로운 마무리 경쟁, 결국에는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채병용vs울프'의 구도가 유력하다.
|
하지만 6명 후보의 경력과 현재 상태를 따져보면 '유력 후보'는 금세 추려진다. 가장 확률이 낮은 선수부터 제외해보면 답이 나온다. 우선 가장 확률이 떨어지는 선수. 바로 트래비스다.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트래비스는 9일에 입국해 팀의 선발 자리를 맡을 예정이다. 사실 '외국인 마무리'는 올해와 같은 체제에서는 활용도가 매우 떨어진다. 그래서 오직 KIA 타이거즈만이 외국인 마무리를 쓰는 형편이다. SK가 시즌 중반에 영입한 선수를 마무리로 쓸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선수 본인도 경험이 없다. 일단 제외다.
그 다음으로 김광현을 생각해볼 수 있다. 꽤 미묘하다.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트래비스, 고효준, 박민호 보다는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이 감독은 지난해말부터 김광현을 마무리로 기용할 수도 있다는 뜻을 은근히 내비쳐왔다. 구위나 배짱면에서는 최고의 마무리감이다.
그러나 이건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구상이다. 우선 김광현은 팀내 다승 1위의 선발이다. 그나마 허약한 선발진의 기둥같은 존재다. 아무리 뒷문 단속이 중요하다고 해도 1선발 김광현을 마무리로 돌리는 건 최악의 임시방편이다. 게다가 김광현은 오랜 부상에서 이제 막 건강을 되찾은 상태다. 불규칙한 등판을 할 수 밖에 없는 마무리를 하게되면 또 몸이 망가질 위험이 있다. 팀을 위해서나 선수를 위해서 '김광현 마무리'는 가장 피해야 할 카드다.
결국 남는 것은 채병용과 울프다. 두 선수의 마무리 가능성은 꽤 높다. 서로 장점이 있다. 우선 경험면. 채병용은 큰 무대에서 마무리를 자주 했다. 2009년 한국시리즈가 대표적인 장면이다. 배짱, 구위, 경기 운영력 면에서도 출중하다.
울프도 이에 못지 않다. 특히 울프는 미국 시절에 불펜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다. 메이저리그 경력 47경기 중에서 선발은 고작 3회 뿐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무려 478경기 중에 460경기에서 불펜을 맡았다. 통산 세이브는 마이너리그에서 29개 뿐이지만, 경기 후반에 나와 1~2이닝 정도를 막는 역할을 잘 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마무리'라는 한계도 분명하다.
과연 이만수 감독을 비롯한 SK 코칭스태프는 뒤늦은 '마무리 경쟁'의 승자로 누구의 손을 들게 될까. 그리고 새 마무리는 과연 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SK의 후반기 행보가 꽤 흥미로울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