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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 조쉬 벨을 퇴출시킨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영입 마무리 단계라고 했는데, 경력과 현지 평가로 보면 조쉬 벨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타자가 올 것으로 보인다.
스나이더는 82년생으로 1m90의 키에 100kg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한다. 볼스테이트대를 졸업하고 2003년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1라운드 18번째로 선택이 됐는데, 지명순위를 감안하면 대단한 유망주였다. 5툴 플레이어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좀처럼 오르지 못했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것이 시카고 컵스 소속이던 2010년 9월 8일이었다. 이 때 12경기를 소화했고, 2011 시즌에도 트리플A팀에 머무르다 시즌 막판 8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2012, 2013 시즌에도 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각각 FA 계약을 맺었지만 마이너리그에만 머무르던 스나이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FA 단년 계약을 맺었다. 트리플A에서 출발을 했다 6월 콜업 돼 11일부터 경기에 꾸준히 출전했다. 투수 모어랜드가 발목수술을 받는 바람에 엔트리 한 자리가 비워졌는데, 그 자리를 스나이더가 채웠다. 트리플A에서 18홈런을 때린 파괴력을 인정받았다. 딱 10경기를 뛰었다. 30타수 5안타(2홈런 포함) 3타점 타율 1할6푼7리를 기록한 뒤 현재는 FA 신분이 됐다. 텍사스 경기를 지켜본 팬이라면 눈에 익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총 경력은 30경기 2홈런 8타점 타율 1할6푼7리다.
결국 조쉬 벨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 조쉬 벨은 입단 당시 다른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이름값에서 많이 밀린다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그런 벨도 메이저리그 100경기를 소화했다. 4홈런에 타율은 1할9푼5리였다. 물론, 마이너리그 성적은 통산 106홈런 448타점으로 훌륭했었다.
조쉬 벨도 2005년 드래프트 된 후 2010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스나이더는 굉장한 유망주였다는 점을 제외하면 조쉬 벨과 비슷한 행보를 걸었고, 메이저리그 경험은 오히려 조쉬 벨보다 못한 상황이다. 마이너리그는 호령하지만,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꾸준히 활약하기 힘든 수준으로 보면 된다.
결국, 스나이더가 온다면 조쉬 벨과 똑같은 숙제를 안을 것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다. 얻어 걸리면 넘어가지만, 우리 투수들의 집요한 변화구 승부에 인내심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소심한 성격으로 새 문화 적응에 힘들어했던 조쉬 벨과 달리 새로운 야구를 얼마나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격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국에서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