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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클레이 방출 당연한 조치인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6-11 13:20


한화가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를 방출했다. 도대체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게 이유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외국인 선수 퇴출, 참으로 힘든 일이다.

중간에 계약을 중단해도 남은 연봉을 지불해야 하고, 그 이상의 실력을 지닌 대체 선수를 데려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가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26) 대한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 KBO는 이를 받아들여 클레이는 이제 자유롭게 어느 팀으로든 옮길 수 있게 됐다. 쉽게 말해 팀에서 쓸모가 없어서 내보내니 필요한 팀이 있으면 데려가도 좋다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브랜든 나이트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 퇴출 용병이 됐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약 5개월간 한화에 몸담은 클레이는 이제 한국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그를 필요로 하는 팀은 없어 보인다. 기량이나 정신력 모두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다. 클레이는 지난 10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6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도대체 공의 속도나 제구력, 경기를 이끌고 가려는 의지가 없었다는게 한화 코칭스태프의 평가였다.

한화가 지난 겨울 클레이를 데려온 이유는 오직 하나, '젊다'는 것 때문이었다. 올해 외국인 선수 28명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메이저리그에 오른 적이 없는 만큼 한국에서 착실히 기량을 쌓고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게다가 침착한 성격에 김응용 감독이 중요시하는 제구력이 좋다는 리포트까지 받았다. 그러나 오로지 착하기만 한 용병은 아무 쓸모가 없다. 승부 근성과 의욕이 있어야 했다. 지난 4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경기 도중 외야에서 내야까지 뛰어와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던 클레이에게 '답답함'을 토로했을 정도다.

한화는 클레이를 대체할 선수를 뽑기 위해 이미 한용덕 단장 보좌관 등 스카우트팀을 미국에 파견했다. 클레이 교체를 일찌감치 결정놓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만족할만한 투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도 시즌 중인 만큼 '좋은 선수'를 확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한화가 지금도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모범적인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작업은 무척 중요하다.

클레이와 달리 또다른 외국인 투수인 앤드류 앨버스에 대해서는 신뢰감이 쌓이고 있다. 앨버스는 이날 현재 10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5.80을 기록했다. 한화는 그가 특급 실력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선발로서 경기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앨버스는 지난 4월 20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승리를 따낸 이후 6경기에서 4패만을 당했지만, 타선과 불펜 지원만 있었다면 승수를 추가할 수 있었던 경기들이 많았다. 지난 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6이닝 3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다.

클레이에 대해 크게 실망한 한화가 앨버스와 좋은 파트너를 이룰 수 있는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지 지켜볼 일이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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