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다승왕 같은 타이틀에는 돈과 명예가 주어진다. 그런데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꼭 영예로운 타이틀만 차지하는 건 아니다. 될 수 있으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불명예스런 최고들도 있다. 예를 들면 삼진왕 실책왕 폭투왕 같은 숨고 싶은 최고들이다. 이번 2014시즌 중반, 이런 낯부끄러운 타이틀 레이스에서 누가 선두(이하 9일 현재)를 달리고 있을까. 앞으로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꿀 수 있다는 걸 감안하자.
삼진
실책
|
도루 실패
KIA 1번 타자 이대형이 가장 많은 10번의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이대형은 국내야구를 대표하는 준족이다. 2007시즌부터 내리 4시즌 도루왕을 차지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시즌 유독 도루 실패가 많다. 도루 성공은 12개. 스피드가 갑자기 줄었을 가능성은 낮다. 상대 배터리와의 수싸움을 좀더 잘 할 필요가 있다. 도루 성공 보다 중요한게 도루 성공률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소 75%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대형의 뒤를 김재호(두산) 오지환(LG) 서건창(넥센) 황재균(롯데) 피에(한화)가 따르고 있다. 모두 7번씩 실패했다.
폭투
한화 좌완 선발 유창식이 9개로 가장 많은 폭투를 기록했다. 유창식은 매우 좋은 구질을 여러개 갖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제구력. 아직 변화구를 맘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 그 바람에 포수 앞 바닥에 패대기를 많이 친다. 포수가 블로킹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
넥센 불펜 강윤구와 롯데 선발 옥스프링이 나란히 가장 많은 12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강윤구는 제구가 잘 안 되는데 공격적인 피칭을 즐긴다. 그 바람에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공이 몰릴 때가 많다. 그 때문에 피홈런이 많다. 옥스프링의 경우 올해 유독 홈런을 많이 내주고 있다. 역시 피하기 보다는 정면 승부를 하는 편이다. 너무 빠르게 승부를 하다 상대 타자의 노림수에 많이 당했다.
|
SK 좌완 선발 레이예스가 94개로 가장 많은 안타를 맞았다. 레이예스는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예리한 변화구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역시 제구가 문제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확연하다. 볼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 던지는 스트라이크가 가운데로 몰릴 때가 많아 안타를 많이 내준다.
사구
의도하지 않았지만 타자를 가장 많이 맞힌 투수는 LG 선발 우규민이다. 사구 8개를 기록했다. 우규민은 사이드암으로 제구가 제법 잘 되는 투수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타자 몸쪽으로 과감하게 찔러 넣다가 손가락에서 살짝 빠지면서 사구가 나왔다. 반대로 타자 중 사구를 가장 많이 맞은 타자는 NC 나성범이다. 7개다.
|
삼성 마무리 임창용이 말했다. "블론세이브는 마무리 투수의 숙명이다." 하고 싶지 않지만 할 수밖에 없는 게 블론세이브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4번의 블론세이브로 최다다. 그는 최근 컨디션 난조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구속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손승락은 이번 시즌 16세이브로 구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