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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24)는 '쿠바산 괴물'로 통한다. 2년전 보트를 타고 쿠바를 탈출했다. 그리고 다저스와 계약했고, 지난해 6월 4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전을 통해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후 딱 1년의 시간이 지났다.
비난을 잠재운 놀라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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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푸이그 같은 초특급 괴물은 역사상 없었다고 평가한다. 1년 동안의 기록이 그걸 말해준다. 타율 3할2푼6리, 출루율 4할5리, 장타율 5할5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9할6푼4리, 30홈런, 191안타, 16도루.
푸홀스는 타격 지표에선 푸이그 보다 좋았거나 비슷했지만 도루에서 푸이그 보다 모자랐다. 브론의 경우 홈런, 도루 등의 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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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푸이그는 잘 치고, 잘 달리고 또 잘 던지기 까지 했다. 못하는 게 없다.
타고난 재능 + 멈추지 않는 진화
그의 야구 재능은 타고난 게 분명하다. 배트 스피드가 매우 빠르다. 항상 풀 스윙이다. 적당히 돌리는 건 없다.
또 놀라운 스피드를 갖고 있다. 지난달 23일 뉴욕 메츠전에서 우중간으로 빠질 수 있는 타구를 놀라운 스피드로 달려가 다이빙 캐치하는 멋진 수비 장면을 연출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당시 푸이그의 달려가는 모습이 육상 선수를 방불케했다. 이건 지도자가 가르쳐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푸이그의 몸이 알아서 반응하고 달려가서 잡아내는 것으로 봐야 한다. 감각적인 베이스러닝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상대 내야가 잠깐만 방심하면 푸이그에게 한 베이스를 더 내준다.
또 하나 놀라운 건 팔의 힘이다. 그는 지난해 샌디에이고와의 데뷔전 9회 1사에서 우익수 뜬공을 잡은 후 곧바로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에게 다이렉트 송구로 귀루가 늦었던 1루 주자까지 더블 아웃을 시키면서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나치게 자신의 팔을 믿다가 실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느긋하게 공을 갖고 있다가 실수하는 경우도 있었고, 힘 조절이 안 돼 악송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올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타석에서 인내심이 생겼다. 이미 26개의 볼넷을 골라냈다(지난 시즌엔 36볼넷). 투수의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푸이그는 고집불통이 아니었다. 귀가 열려 있었다. 팀 동료들이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은 푸이그를 진심으로 도와주었다. 그가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벤치로 돌아오면 후안 유리베, 아드리안 곤잘레스 그리고 헨리 라미레즈가 잘못된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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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 야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푸이그가 수비하는 과정에서 좀 위험해보이는 포구 모습 또는 안일한 수비 자세를 보면서 기본이 잡히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또 멋진 플레이를 했을 때 기쁨의 표현을 숨기지 않고 큰 세리머니를 통해 드러냈다. 일부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푸이그는 "이게 내 스타일이다. 다른 선수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관심없다. 나는 열심히 경기를 할 것이고 또 게임을 재미있게 할 것이다. 나는 내가 플레이하는 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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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의 거침없는 야구는 신선했고, 또 문화적인 충격을 주었다. 진지함을 원했던 메이저리그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2013년 올스타전 때 푸이그의 선발 여부를 두고 찬반 충돌이 있었던 것도 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푸이그는 분명 기존 메이저리그 무대에선 보기 드물었던 변종이다. 그래서 팬들은 그를 보면서 신기해하고 큰 박수를 보낸다.
푸이그는 MLB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