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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유명한 야구 명언이다. KIA 타이거즈가 이 명언을 실전에서 보여줬다.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KIA 양현종의 호투는 원래 예상됐던 바다. 그러나 한화의 선발로 나온 우완투수 이태양의 호투는 예상 밖이었다. 이태양은 8회 1사까지 7⅓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6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2010년 데뷔 후 개인 최다이닝이자 최다 탈삼진, 최다 투구수 경기를 했다. 그야말로 데뷔 후 자신의 최고 경기를 펼친 것이다. 이태양의 7⅓이닝은 한화 팀 선발 중에서도 올해 최다 기록.
양현종의 유일한 실점은 1회였다. 1회 2사 후 3번 정근우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 이후 정근우의 2루 도루에 이어 4번 김태균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며 한화가 1-0으로 앞서나갔다.
KIA의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첫 번째 반전이 일어났다. 1사 후 외국인 타자 필이 안타를 치고나가 불씨를 살린 뒤 4번 나지완이 역전 2점 홈런을 날렸다. 승리의 여신이 KIA로 돌아선 듯 했다. 하지만 9회말 2사 2루에서 한상훈이 우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다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양현종의 승리도 날아갔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연장 12회. 두 번째 반전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8회말 수비부터 경기에 투입된 백업포수 백용환. 백용환은 연장 12회초 마지막 공격 때 한화 마무리투수 송창식의 직구를 받아쳐 결승 솔로홈런을 날렸다. 백용환은 홈런 순간에 대해 "어떻게든 살아나간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유리한 볼카운트여서 자신있게 스윙했고, 타구가 높지 않아 펜스에 걸릴 듯 했는데 운좋게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승기를 잡은 KIA는 연장 12회말 좌완 필승조 심동섭을 올려 1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켰다. 심동섭의 세이브는 지난 2011년 8월9일 광주 LG전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이날 승리를 거둔 KIA 선동열 감독은 "양현종이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9회초 나지완의 투런, 12회 백용환의 솔로가 승리를 이끌었다. 선수들 수고많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