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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용 드러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현장르포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3-16 12:22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5초 2사서 KIA 김지훈이 두산 이원석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광주 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입니다."

KIA와 광주시가 야심차게 건립한 최신식 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드디어 위용을 드러냈다. 한국야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완할 점도 분명히 있다. 정규시즌 개막 이전까지 조금은 더 다듬어야 한다.

KIA는 15일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치렀다. 지난 8일 개장 행사를 치렀던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첫 경기다. 시범경기라 비공식전이긴 하지만, 새 야구장에서 열린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을 열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광주 시민들도 새 야구장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하며 경기 시작 서너 시간 전부터 몰려들었다.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많은 관중들이 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찾아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설계 당시부터 관중 친화적인 요소를 야구장 곳곳에 반영해 최상의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 메이저리그의 최신 경향을 반영해 관중석이 아니더라도 구장 내 어느 곳에서든지 그라운드를 볼 수 있는 '메인 콘코스'를 적용했다. 또 필드와 관람석이 아주 가까이 붙어있어 관중들이 더 생생하게 경기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야구장의 홈플레이트와 관중석의 거리는 18.5m로 국내 최단거리다. 야구장을 동북동 방향으로 만들어 관중이 햇빛을 등지고 볼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도 담겼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점이다.

2011년 11월부터 총 사업비 994억원(국비 298억원, 시비 396억원, KIA 300억원)을 들여 27개월 만에 완공된 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지하 2층에 지상 5층 규모다. 총 2만2262석의 관중석이 마련돼 있고, 현재 잔디밭 형태인 외야에 좌석석까지 설치되면 최대 2만7000석까지 마련할 수 있다. 단연코 국내 야구장 중에서는 가장 크고 좋은 시설을 갖췄다.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전광판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새 야구장에서 열리는 첫 경기. 시범경기라 무료로 야구장이 개방됐다. 휴일을 맞아 구름 관중이 몰렸다. 관중석은 금세 인파로 가득찼다. KIA 측은 약 1만8000여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어쨌든 1만8000명이 야구장에 입장한 것은 광주에 프로야구팀이 생긴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기존 무등야구장은 1만2500명 규모였다.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박정우 씨(28·광주 북구)는 "이전 무등구장이 많이 낡아서 야구보기도 불편했는데, 이렇게 멋진 최신 야구장이 들어서니 정말 기쁘다. 야구 보기도 편하고, 광주 시민으로서 자부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기아 챔피언스 필드 클럽 라운지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관중들을 위한 시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위한 시설도 최신식으로 만들어졌다. 홈팀의 라커룸과 덕아웃, 그리고 전력분석실은 깔끔하고 넓다.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기아 챔피언스 필드 외야존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뿐만 아니라 기존 국내 야구장의 가장 큰 문제였던 원정팀의 라커룸까지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완비됐다. 두산 선수들 모두 "이런 원정라커룸이 진작에 필요했다. 그간 복도나 좁은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광주에 야구하러 올 맛이 나겠다"며 반겼다.


하지만 그런 장점 이외에도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도 분명했다. 새로 지은 구장이다보니 아직 완전하게 시설이 자리잡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우선은 그라운드 문제. 그라운드의 흙이 완전히 다져지지 않아 물렁물렁하다. 또 외야 그라운드도 균일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런 점은 새로 야구장을 지어 흙을 깔았을 때 생기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A코치는 "예전 문학구장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도 땅이 물렁물렁했었다. 계속 다지고 또 다져야 한다"면서 구장 관리에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1, 3루 베이스와 외야 파울 지역 사이에 돌출돼 있는 '써프라이즈존'에 대한 불만도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쏟아졌다. 관중들이 가장 가까이서 야구를 볼 수 있게 해놓은 시설인데 정작 선수들에게는 부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 이 지역 탓에 덕아웃에서 파울 폴 지역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기아 챔피언스 필드 외야존을 찾은 한 두산 팬이 외야에 위치한 개방형 불펜에서 선수들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KIA 이범호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지역이 있어서 파울 타구 등 수비를 할 때 낯선 면이 있다. 경기를 하면서 거리 측정을 자세히 하고 몸에 익히지 않으면 부딪혀 다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외야석 코너쪽에 만들어진 불펜이다. 광주시측이 "규격대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제 선수들이 쓰기에는 무척 협소하고 꽉 막혀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투수 두 명이 나란히 서서 몸을 풀기 어렵고, 투수와 포수 사이의 거리도 다른 구장에 비해 무척 좁다.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투수들이 한결같이 이런 문제를 지적하자 KIA 측은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이에 대한 보완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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